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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이슈

아!, 미국 검찰... 결국 트럼프에 무릎 꿇었다 <65>

by 마우대100 2024. 11.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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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도널드 트럼프.

 

'혹시나'가 '역시나'였습니다. 결국 그렇게 되는거였네요. 온갖 범죄를 저질러도 대통령 선거에서만 이기면 죄들이 사(赦) 해지는 희한한 장면을 우리는 목도하고 있습니다. 그것도 19세기부터 21세기에 이르는 3세기에 걸쳐 최고의 자유민주주의를 꽃피운 미국에서 그런 일이 일어났습니다. 2024년 11월 대선을 통해 제47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도널드 트럼프는 자신이 저지른 각종 범죄행위가 대통령에 당선되었다는 이유만으로 대부분 죗값을 치르지 않아도 되는 '갑갑한 행운'을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대통령에 당선되었다는 이유로 공소(公訴) 유지를 담당하는 검사가 재판에 회부한 기소(起訴)를 취소하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잭 스미스 연방 특별검사는 헌법상 행정 수반 및 군(軍) 통수권자인 현직 대통령 기소는 투표로 선출한 대통령의 책임 및 권한에 과도한 간섭으로 간주한 미 법무부 내부 원칙에 따라 11월 25일 트럼프에 대한 기소를 취소해 달라고 법원에 요청했고, 법무부는 이 요청을 즉각 받아들였다고 언론이 보도했습니다. 45대 대통령직 재임 시와 재임기간을 전후에 각종 범죄를 저지른 트럼프가 왜 고령의 나이임에도 기를 쓰고 2024년 대선에 출마하려 했는지 그 이유가 분명하게 드러나는 순간입니다. 그가 대선을 향해 질주할 때 혹시 '사법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서인가라며 궁금해 하는 이들이 많았습니다. 트럼프가 사법리스크를 피하기 위한 엄청난 도박에 나섰고, 결국 그의 베팅이 통했음이 잭 스미스 연방특별검사의 조치를 통해 확인되었습니다. 그런 면에서 트럼프는 '혹시나'를 '역시나'로 바꿔버린 '우스꽝스러운 역사'의 소재가 되는 인물로 장식될 것 같습니다.

 

그러나 필자는 트럼프의 '혹시나'의 '역시나' 전환이 결코 영광스러운 면류관이 아니라고 판단됩니다. 엄청난 범죄를 저질러 놓고도 대통령이 되었다는 이유로 면죄(免罪)의 특혜를 누리는 건 '슬픈 불명예'의 멍에를 쓴 것 아닐까요? 왜냐하면 그가 저지른 범죄 기록은 고스란히 미국 검찰과 법원 캐비닛에 남아 있고 세계가 다 지켜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어쩌면 전 세계 교과서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는 소재가 될 지도 모릅니다. 2020년 대선 결과에 대한 뒤집기 시도를 한 혐의와 퇴임을 하면서 백악관 기밀문서를 외부로 불법 유출한 혐의는 현직 국가 원수가, 전직 국가 원수가 결코 저질러서는 안 되는 심각한 범죄행위입니다. 선거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면 먼저 법 절차에 따라 따져야 합니다. 그런 뒤에 중대한 문제점이 드러났을 경우 사법부의 심판으로 선거 결과를 바로 잡아야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트럼프는 선거 개표 이후 당시 성난 지지자들을 국회의사당으로 불러들여 기물을 부수고 행패를 부추긴듯한 언동이 있었습니다. 잭 스미스 연방 특별검사는 트럼프가 2020년 대선에서 패배했음에도 이에 불복하고 뒤집기 위해 '1·6 의회 난입사태'를 일으켰다며 2023년 형사 기소했습니다. 그러나 연방 대법원이 대통령 재임 중 수행한 공적 행위에 대해서는 부분적으로 면책된다고 인정해 줌으로써 해당 사건은 답보 상태에 빠져 있습니다. 당시 트럼프의 부추김 속에서 그의 지지자들이 의회에 난입한 뒤 난동을 피우는 장면을 생생히 지켜본 전 세계인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죠. 그날의 의사당 난입 난동사태를 보고 자유민주주의체제 수호의 대명사로 일컬어지는 미국이라는 나라에서 저런 불법적이고 무도한 일이 발생할 수 있을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 사태와 관련한 트럼프의 개입은 형사적인 책임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습니다.

 

트럼프의 또 다른 범법행위는  '기밀문서 유출' 사건입니다. 스미스 검사는 트럼프에 대해 퇴임 이후 국가 기밀 문건을 백악관에서 자택(플로리다주 마라라고 소재)으로 불법 반출해 보관하다 이를 회수하려는 법무부의 노력을 방해한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그러나 2024년 7월 트럼프가 과거 임명한 인물이자 해당 사건을 담당하는 에일린 캐넌 플로리다주 판사는 이 사건에 대한 법무부의 불법적인 검사 임명을 이유로 해당 사건을 기각시켰고, 스미스 검사는 이에 불복해 항소에 나선 상태였습니다. 트럼프는 이 두 사건에 대해 절차 자체가 자신에 대한 정치적 탄압이라고 주장하면서 대통령 당선되면 특검을 해고하겠다고 밝혀왔습니다. 범죄를 저지른 트럼프가 자기 죄에 대한 법의 심판을 받지 못하게 공소를 유지해야 할 검사를 해고하겠다고 협박한 겁니다. 이는 트럼프가 자신의 죄를 스스로 사(赦)해 버리는 전지전능(全知全能)한 신(神)과 같은 존재로 비치게 만든 것이나 다를 바 없습니다. 트럼프는 이 외에도 2024년 5월 뉴욕주 법원에서 사업 장부 위조와 관련한 중범죄 혐의 34건에 대한 유죄 평결을 받은 적이 있었습니다. 뉴욕 시민으로 구성된 배심원단은 트럼프가 2016년 대선 당시 성인영화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에게 입막음성 돈을 지급한 사실을 숨기고자 사업 장부를 위조했다고 판단, 모든 혐의에 대해 유죄 평결을 내렸었죠. 그러나 이후 해당 재판을 담당한 후안 머천 뉴욕주 판사는 9월로 예정된 선고를 대선 이후인 11월 26일로 미뤄버림으로써 치열한 대선전에서 트럼프의 어깨를 가볍게 해 주었습니다.

 

트럼프는 결국 대통령에 당선됨으로써 자신을 향해 치열하게 조여오던 법망(法網)을 미꾸라지처럼 거뜬히 피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법꾸라지' 트럼프에겐 엄청난 '역사적 심판'이 기다리고 있다고 봐야 합니다. 이번 미국 대선 과정과 결과를 지켜보고 있던 세계 각국의 정치계에 죄지은 자도 대통령이 되면 사면을 받을 수 있는 나쁜 전례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각국의 대통령이나 총리 등 정치 지도자를 뽑을 때 유권자들은 후보자가 법적이나 도덕적으로 깨끗한지를 따집니다. 그런데 트럼프는 법적으로 도덕적으로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음에도 당당히 대통령에 당선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세상 사람들은 2차 세계대전 때 수백만명의 유대인을 학살한 히틀러, 대숙청과 강제수용소 운영으로 수천만명을 죽인 스탈린을 가장 악랄한 정치 지도자로 꼽습니다. 트럼프는 범법자로 밝혀졌음에도 대통령에 당선되었지만 그의 비행(非行)은 역사서에 기록되어 두고두고 인구(人口)에 회자될 것입니다. 그러니 '단죄(斷罪)의 올가미'에서 겨우 벗어난 트럼프의 영광은 결과적으로 전 세계인들에게 악영향을 줄 것이기때문에 '쪽팔리는 영광'일 뿐입니다. 세상이 온전하게 돌아가기 위해서는 범법자는 누구든지 예외 없이 처벌을 받는 '법의 정신'이 살아 있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이 세상은 권력(權力)과 금력(金力)을 가진 자만이 떵떵거리는 아수라장(阿修羅場)으로 변하고 말 것입니다. 대통령이라는 위세 때문에 트럼프에 무릎을 꿇었거나 그럴 것으로 보이는 미국 검찰과 법원이 참으로 허접하게 보이는 순간입니다.

 

마우대100이 전하는 '세상의 창(窓)' 이야기는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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