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국제 이슈

"북한군의 러 여대생 집단 성폭행 맞아?" <63>

by 마우대100 2024. 11. 22.
반응형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 병사들에게 러시아 여대생이 집단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텔레그램 캡처)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 파병된 북한군들이 현지 적응을 도와주려는 러시아 여대생을 집단 성폭행했다고 언론에 보도되었지만 진위 여부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만약 여대생의 진술이 사실이라면 북-러 관계에 심대한 악영향을 끼치는 것은 물론 북한군의 근무 기강이 극도로 해이해져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됩니다. 2024년 11월 19일 우크라이나 매체 dsnew.ua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12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참전을 위해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 파병된 북한군 병사 5명이 러시아 현지 여대생을 집단 강간한 혐의로 붙잡혔다는 것입니다. 피해 여성 A 씨는 러시아민족우호대학(RUDN)에 다니는 28세 대학생으로, 파병 북한군의 현지 적응을 돕기 위해  전장에 나섰다가 '악몽 같은 일'을 당했다고 주장했습니다. A 씨는 러시아 주둔 '북한군 적응 프로그램'의 하나로 전투지역에서 15㎞ 떨어진 쿠르스크 지역의 크롬스키 비키 마을로 향했는데, 북한군의 언어와 문화, 일상적인 적응을 위해 러시아 연방 국방부가 RUDN 언어학부와 함께 이 프로그램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A 씨가 전하는 당시의 상황을 들어보면 끔찍하기 짝이 없습니다. 공개된 인터뷰 영상에서 A 씨는 "질식하는 듯한 느낌을 받고 깨어났다."라며 몸서리친 뒤 "12일 밤 한국어를 사용하는 성폭행범들이 입에 테이프를 붙이고 손을 묶었으며, 옷을 벗긴 뒤 구타하고 성폭행하기 시작했고 괴롭힘과 모욕적인 언사가 동반되었다."라고 증언했습니다.

 

두 시간여 동안 성폭행당했다는 A 씨는 북한군들이 술을 찾는 틈을 타 가까스로 탈출할 수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현지 언론은 "피해자가 성폭행당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지만 자신의 피해 사실이 북한과 러시아 간의 우호적인 관계를 망치지 않을까 두려워하고 있다."라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이 보도를 접하고 사실이 아닐 수 있다는 의문이 필자의 뇌리를 스쳤습니다. A 씨의 진술대로 북한군에게 실제로 집단성폭행을 당했을 수도 있지만 아닐 수도 있다는거죠. 즉 우크라이나 정부나 군 당국이 가짜 피해자를 내세워 우크라이나 매체를 통해 '가짜 뉴스'를 흘렸을 가능성도 있다는 뜻입니다.  A 씨가 집단 성폭행을 당했다면 독재자 김정은 입장에선 호기롭게 군대를 파병했지만 국제적인 망신을 산 셈입니다. 이 사건 관련 보도가 전 세계 언론을 통해 전파되어 북한 군인에 대한 이미지가 크게 구겨졌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그 후폭풍은 만만찮을 것 같습니다. 현지 여성을 집단 성폭행했다면 북한군 기강이 형편없는 오합지졸에 불과하다는 점이 반증된 셈이니까요. 따라서 성폭행범들은 물론 현지 사령관과 부대장 등 지휘관들이 줄줄이 소환되는 등의 책임 추궁을 피할 수 없게 됩니다. 또 이 사건을 계기로 북한 군인들에 대한 러시아 군인들의 경계심이 커지면서 전장에서 합동작전을 펼칠 때 심각한 차질을 빚을 수도 있습니다. 이는 곧 전투력 저하로 이어지게 되죠.

아울러 북한군 전체에 대한 러시아 국민의 감정도 극도로 악화되어 북한군의 러시아 국민을 대상으로 한 대민(對民) 접촉 활동이 크게 위축될 수있습니다. 그런데, 그런데 말입니다. 우크라이나 정부·군 당국과 우크라이나 언론이 서로 짠 '페이크 뉴스 전략'에 휘둘린 경우라면 북한군 입장에서는 너무 억울하겠죠. 이 기사가 사실로 받아들여지면서 러시아군과 북한군, 러시아 국민과 북한군 간의 갈등을 부추기는 '이간질 전략'이 제대로 먹혀들었기 때문입니다. 북한 당국은 러시아 파병이 결정된 이후 병사들이 러시아에서 범죄행위 등 엉뚱한 짓을 하지 못하도록 각별한 교육을 시켰을 것입니다. 따라서 각 부대 지휘관들은 전투 못지않게 병사들의 기강을 확립하는데 신경을 곤두세웠을 것이고요. 이런 상황에서 병사들이 낯선 타국 전장에서 성폭행을 저지른다?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 부분입니다. 그런데 이런 가짜 뉴스가 전 세계 언론에 도배가 되었으니, 북한군 입장에선 얼마나 분통터질 일이겠습니까. 러시아 군인과 국민의 냉대와 경계심으로 이어져 북한군의 사기는 저하될 수밖에 없죠. 괜히 남의 나라 전투에 투입되었다가 대포밥 신세로 개죽음당하는 것도 억울한데 '성폭행이나 저지르는 무법의 군대'로 취급받는다? 젊은 병사들 입장에서는 그런 오해와 냉대 속에서 싸우고 싶은 생각이 들 리 만무하죠.

3년 넘게 러시아와 치열한 전쟁을 펼치고 있는 우크라이나 정부와 군 당국 입장에서는 러시아 전장에 합세한 북한군 1만여 명이 큰 부담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북한군 집단 성폭행을 꾸민 '거짓 뉴스 작전'이 위력을 발휘했다면 총이나 대포를 쏘지 않고도 북한군 사기를 심대하게 떨어트리는 효과를 거둔 셈이 됩니다. 손자병법에서 제시한 '이간계(離間計)'가 제대로 통한 것이죠. 손자병법의 저자인 손무(孫武)는 "말 몇 마디로 상대를 갈라놓는 이간계가 적을 이기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라고 제시했습니다. 도저히 상대할 수 없이 강한 적을 제압하기 위해 상대의 갈등을 조장, 서로 싸우게 함으로써 이득을 취하는 계략이 이간계입니다. 우크라이나 입장에서는 강자인 러시아와 3년이 넘게 전쟁을 이어가고 있는 것도 버거운데, 북한군까지 합세했으니 얼마나 다급 했겠습니까. 그러니 북한군과 러시아군 간에 갈등을 조장, 전투력을 약화하려는 전략 전술을 써야 할 필요성을 절감했을 겁니다. 오랑캐로 오랑캐를 치는 이이제이(以夷制夷) 전략, 남의 칼(힘)을 빌려 사람을 죽이는 차도살인(借刀殺人) 전략도 모두 상대끼리 의심하게 하여 자중지란을 유발하는 고도의 이간계입니다. 따라서 A  씨에 대한 북한군의 집단 성폭행이 사실이 아닌 거짓이라면 우크라이나는 '성폭행 뉴스 이간계'로 효과를 톡톡히 본 셈입니다. 북한군 입장에서는 낯선 곳에서 강적 우크라이나군과 목숨을 걸고 전투를 치르는 절박한 상황에서 우크라이나의 이간계에 걸려 자중지란에 빠진다면 보통 문제가 아닌 것입니다. 

 

북한군의 A 씨 집단 성폭행이 사실일까요, 아니면 거짓일까요? 북한군 입장에서는 사실이어도 큰 일이고, 사실과 달라도 '이간계'에 의한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릴 것 같습니다. 따라서 집단 성폭행 관련 기사가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을 '꽃놀이패의 수렁'에 빠트릴 수도 있는 것은 아닐까요? 

마우대100이 전하는 '세상의 창(窓)' 이야기는 이어집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