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매독(梅毒·Syphilis). 조선시대 땐 중국에서 유래했다고 하여 당창(唐瘡), 일본을 거쳐 들어온 성병이라고 보아 왜색병(倭色病), 서양에서 유래했다고 하여 양매창(楊梅瘡)으로 불린 매독. 이 병에 걸리면 환자 자신을 망가뜨리는 것은 물론 집안이 망하고 지역사회가 붕괴되며 국가마저 위험에 처한다는 무서운 병 매독. 매독은 매독균(Treponema pallidum)에 의한 세균성 전염병이며 성 접촉에 의해 전파되는 성병입니다. 성 접촉에 의해 매독에 걸리면 후천성 매독이라 하고, 매독균에 감염된 여성이 임신을 하고 출산을 했을 때 태아가 수직감염을 통해 이 질병에 걸리면 선천성 매독이라고 합니다. 조기 발견 시에는 항생제 투여를 통해 간단하게 완치할 수 있으나 방치했다가 장기와 뇌에 감염되면 심각한 후유증을 앓거나 사망에 이르게 하는 무서운 질병입니다. 기록에 따르면 1495년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처음 집단발병한 뒤 유럽, 중동, 아프리카 등지로 급속하게 전파되었습니다. 대항해(大航海) 시대를 맞아 개척된 동방해상경로를 따라 인도, 중국 등지로도 퍼졌고, 16세기에는 조선과 일본에도 전파되는 등 매독은 결국 전 세계인을 괴롭히는 무서운 성병으로 고착되고 말았습니다. 한 의학연구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전 세계에서 4,540만 명이 매독에 감염된 것으로 집계되었고 이 중 600만 명이 새로 감염된 환자라고 하니 의학이 발달한 지금에도 매독은 없어지기는커녕 오히려 드센 기세로 인간의 삶을 파괴시키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런 무서운 질병인 매독이 최근 들어 한국에도 폭발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했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2024년 9월 19일 0시 기준 질병관리청의 '감염포털'에 따르면 제3급 감염병 매독(선천성 매독 제외) 감염 환자는 1994건이 신고됐다고 언론들이 보도했습니다. 국내 매독 발생 사례는 2020년 330건, 2021년 339건, 2022년 401건, 2023년 416건 등 수백여 건에 그쳤지만 올해는 매독 사례 수집을 '표본 검사'에서 '전수 검사'로 전환하며 9월 현재 2,000건에 육박할 정도로 크게 늘어난 것입니다. 표본 검사는 전국 병의원 중 572곳에서 발견된 매독 사례만 수집했지만, 지난해 8월 감염법 관리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며 전국 의료기관에서 발생하는 모든 매독 감염 사례를 수집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특히 매독 환자 중 절반에 가까운 902명(45.2%)은 첫 감염 후 12개월 이내인 '조기 매독' 환자라는데 심각성이 있습니다. 매독은 눈에 보이는 임상 증상이 없지만 매독균을 보유하고 있을 수 있는데, 후기 매독과 달리 감염 기간이 1년 이내인 조기매독 환자는 전염성이 높아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합니다. 국내에서는 주로 혈청 검사 등을 통해 조기 매독 환자가 확인되면 보건소에 신고해서 관리를 받아야 합니다. 눈에 보이는 증상이 없고 매독에 감염된 지 1년이 지난 후기 잠복 매독은 신고 대상이 아니랍니다. 지역별 발생 현황을 보면 서울 539건, 경기 477건, 부산 182건, 인천 111건, 대구 100건 등의 순이었습니다. 인구 10만 명 당 매독 발생률을 환산해 보면 서울 5.73명, 부산 5.51명, 충남 4.33명, 대구 4.22명, 제주 4.14명 순으로 전국 단위 10만 명 당 발생률은 3.88명으로 집계되었습니다.
성별로는 남성 1,559건, 여성이 435건이었습니다. 연령별로는 20대(20~29세)가 593건으로 가장 많았지만 30대(30~39세) 525건, 40대 287건, 50대 205건, 60대 124건, 70세 이상 117건, 10대 70건 등으로 전 연령대에서 매독 환자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매독은 주로 성접촉으로 감염되지만 혈액으로도 침투할 수 있다고 합니다. 매독균에 감염된 후 빠르면 10일에서 3개월 사이 증상이 시작되며, 1기 매독은 굳은 궤양이 발생합니다. 감염된 지 6주~6개월 후에는 열, 두통 등과 함께 고름이 발생하는 2기 매독이 진행되며 3기 매독은 신경과 심혈관 등에 침투해 생명을 위협할 수 있습니다. 서울대학교병원의 'N 의학정보'에 따르면 매독의 진단을 위한 검사 방법으로는 균을 직접 관찰하는 검사 방법과 혈청 검사법이 있다고 합니다. 균에 대한 검사는 무통성 궤양부위에서 얻어진 검체를 암사야 현미경으로 직접 관찰하여 매독균을 확인합니다. 또 혈청 검사법은 선별검사와 매독균에 특이적인 확진검사법이 있으며 선별검사로는 비매독균 검사인 VDRL 검사와 RPR 검사로 결과를 빨리 확인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매독이 아닌데도 양성 결과가 나오는 '위양성(false positive)'이 나타날 수 있어서 선별 검사에서 양성이 나온 경우에는 매독균에 대한 특이적 검사인 FTA-ABS 검사나 TPHA 검사로 확인을 거칩니다. 특히 신경매독이 의심될 경우 뇌척수액 검사를 해야 합니다.
'신이 내린 저주', '유럽의 에이즈'로까지 불리는 매독이 최근 들어 선진국인 미국과 영국, 독일, 일본에서 다시 확산세를 보여 해당 국가 보건 당국을 긴장시키고 있습니다. 매독 전파는 매독균으로 인해 생성된 피부 궤양에 직접 접촉할 때 발생합니다. 매독균에 의한 피부 궤양은 성기 부위, 질, 항문, 직장 등에 잘 발생하지만 입술과 구강 내에서도 발생할 수 있고 매독이 걸리면 성기, 피부, 점막 부위, 심장 및 대동맥, 눈, 뼈, 신경계, 구강 등에 심각한 손상을 주게 됩니다. 그렇다면 왜 선진국들도 매독을 완벽하게 다스리지 못할까요? 성(性)을 사고파는 업소를 출입하다 매독에 걸릴 수도 있지만 인터넷 발달과 sns 활성화 등으로 온라인 데이트 어플에서 쉽게 불특정 다수를 만날 수 있는 점도 매독 환자 확산의 중요한 원인으로 꼽힙니다. 외로움을 달래려고 온라인 데이트 앱에 들어가면 장소와 때를 가리지 않고 섹스 파트너를 만나 '한 순간의 욕망'을 풀 수 있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그 '유혹' 속에는 전염성이 매우 큰 매독균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신대륙을 발견한 콜럼버스의 선원들이, 나폴리를 침공한 프랑스 샤를 8세와 프랑스군이 매독을 전파했으며 군주론의 모델인 체사레 보르자, 영국의 헨리 8세, 철학자 니체, 교황 율리오 2세, 음악가 슈베르트, 화가 고갱 등도 매독에 걸려 사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다른 질병도 그러하지만 매독 역시 '매독균 매개체'를 멀리 하는 것만이 최선의 방법입니다. '절제'를 통한 '건전한 성생활'이 요구되는 것이죠. 매독의 확산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우리 정부와 보건당국도 심각성을 인식하고 매독 퇴치와 예방에 전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마우대100이 전하는 '세상의 창(窓)' 이야기는 이어집니다.
반응형
'국내 이슈'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김건희 '2차 대국민 사과' 시급"... 그렇다면 어떻게? <49> (4) | 2024.10.04 |
---|---|
우파의 절규 "의료대란 해결 못하면 물러나라" <47> (1) | 2024.09.29 |
제주 2 공항, '국가사업'으로 발표됐지만... <42> (4) | 2024.09.20 |
세계 속에 우뚝 섰지만... '너무 만만한' 한국 <38> (2) | 2024.09.10 |
'연두색 번호판' 한국인 양심 바로미터? <36> (6) | 2024.09.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