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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섬'이자 '환상의 섬' 제주는 육지 사람들이 시간만 허락한다면 언제든지 찾고 싶은 곳입니다. 최근에는 중국인들의 발길도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바다와 산이 어우러지는 천혜의 자연 풍광에다 깨끗한 공기, 풍부한 먹거리, 골프 등 다양한 즐길거리가 넘쳐나는 곳이 제주입니다. 그러나 제주를 찾는 데는 '꼼짝할 수 없는 제약'이 버티고 있습니다. 바로 항공권을 확보하는 문제입니다. 제주행 항공권을 구입하는 것, 결코 만만하지 않습니다. 제주를 가고 싶으면 수개월 전부터 서둘러 항공권부터 확보해야 합니다. 여름휴가철 성수기나 봄철, 가을철 연휴기간에 제주를 방문하려면 '항공권 확보 전쟁'을 치러야 합니다. 그러니 요즘에는 많은 사람들이 아예 제주 방문을 포기하고 해외 쪽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습니다. 따라서 제주 방문이 쉬워지려면 가고 싶을 때 언제든지 쉽게 항공권을 구입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지금의 제주국제공항은 풀 가동되고 있어 항공권을 늘리고 싶어도 그럴 수가 없습니다. 타고 갈 비행기가 없습니다. 정부는 제주행 항공 수요가 급증하자 2015년 11월 제2 제주공항 건설 계획을 발표하고 2016년 예비타당성 조사까지 마쳤습니다. 지역 주민의 동의만 있다면 곧바로 착공이 가능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일부 주민과 환경단체가 조류 보호, 지형 보존 등을 이유로 강력 반발하는 바람에 8년이 지난 지금까지 더 이상 진척을 하지 못하고 여태껏 흐지부지한 상태로 방치되어 있었습니다.
신공항 건설에 대한 의지를 포기하지 않은 제주특별자치도와 도의회는 2021년 조사 기관 두 곳을 정해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두 곳 모두 "반대(51.1%-47%)"가 "찬성(43.8%-44.1%)" 보다 앞서는 바람에 사업은 좌절되고 말았습니다. 이런 와중에 윤석열 정부가 제주 제2 신공항 건설 사업과 관련한 용단을 내렸습니다. 이대로 가다간 하세월이란 판단 속에 강력한 의지를 천명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국토교통부는 제주 2 공항 건설 사업을 국가사업으로 확정, 추진키로 하고 '제주 2 공항 건설 사업 기본 계획'을 2024년 9월 6일 고시했습니다. 이 기본계획안에 따르면 제주 2 공항은 서귀포시 성산읍 일대 551만㎡(약 166만 6,000평) 규모로 건설되는데, 이는 현재 350㎡ 규모인 제주국제공항보다 57% 더 넓습니다. 총사업비는 5조 4,532억 원이 투입되며 여객 1,690만 명을 수용할 수 있지만 향후 2단계 확장 사업을 진행, 1,992만 명까지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국토부는 밝혔습니다. 국토부는 그러나 공항 건설 과정에서 환경 훼손 등에 대한 반대 여론이 빗발칠 것으로 우려되는 점을 감안, 착공 시기를 특정하지 않았습니다. 1968년 문을 연 제주국제공항은 56년이 지난 지금 완전히 포화상태에 이르렀습니다. 2023년 한 해 동안 제주국제공항 이용객 수가 1,502만 명에 달하고 시설이 협소한데다 노후화로 툭하면 항공기가 뜨지 못하거나 지연하는 사태가 속출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정부가 발표한 제주 제2공항은 길이 3,200m, 폭 45m의 활주로를 갖추게 되어 글로벌 항공사들이 운행하는 대형여객기 이착륙이 가능해집니다. 또 항공기 28대가 동시에 대기할 수 있는 31만 1,000㎡의 계류장과 11만 8,000㎡ 규모의 여객 터미널 등도 지어질 예정이라고 합니다. 또 제2공항은 '친환경 공항'으로 지어집니다. 여객 터미널은 에너지 소비량의 60~80%를 신재생에너지로 충당하고 자하수 보존과 생물 대체 서식지 조성을 위한 친환경 사업이 병행해서 펼쳐집니다. 공항 개발 이외에 문화·상업시설과 항공산업 클러스터 조성 사업은 민자 등의 방식으로 다양하게 추진됩니다. 그런데 정부가 발표한 계획안에서 눈에 띄는 점이 있습니다. 착공시점과 개항시기를 못 박지 않는 대신 개항시기를 '착공 후 5년'으로만 제시한 겁니다. 따라서 제주의 획기적인 발전에 기폭제가 될 수 있는 제주 2 공항 건설을 위해서는 제주특별자치도가 죽을 힘을 다해 뛰어야 할 처지가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우선적으로 투기와 난개발, 환경 훼손 등을 이유로 신공항 건설에 반대 입장을 견지해 온 일부 제주 도민과 환경단체를 설득해내야 합니다. 이들은 이미 2015년 정부가 발표할 때부터 지금까지 신공항 건설 반대에 대한 목소리를 강하게 내왔을 뿐만 아니라 법률적으로 '발목'을 거는 노하우를 상당히 축적한 상태입니다. 따라서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도의회, 서귀포시 및 서귀포시의회 등은 손발이 닳도록 뛰어다니며 반대론자를 설득해내야 합니다. 10번이고 100번이고 1,000번이고.
국토부가 고시한 제주 2공항 건설사업 기본계획은 2015년 11월 공항 건설 계획을 처음 공개한 지 8년 10개월 만이자 기본계획 수립 용역에 착수한 2018년 12월 이후 5년 9개월 만입니다. 윤석열 정부가 의지를 갖고 제2 공항 건설 착수를 선언했지만 사업이 급물살을 탈지 말지 공은 제주특별자치도와 도의회, 서귀포시, 서귀포시의회 등 지역 주민에게로 돌아갔습니다. 만약 이번에도 일부 주민과 환경단체의 반대에 부딪혀 또 주춤거린다면 정부의 입에서 제주 2 공항 건설 사업 운운하는 모습을 보기 어려울 지도 모릅니다. 완전 포기를 한다는 뜻입니다. 이 대목에서 2015년 당시 정부가 제주 신공항 계획을 발표했을 때 절친이 필자에게 들려준 이야기가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육지 출신이지만 제주도에 가서 렌터카 사업으로 성공한 그 친구는 신공항 추진 계획에 큰 기대를 걸고 있었습니다. 2015년 정부의 제주 신공항 계획 발표 이후 많은 제주도민들 사이에서 "무조건적인 반대" 목소리가 크게 터져 나오자 친구는 "제주 사람들이 자신들에게 찾아온 '천금 같은 기회'를 차버리려고 안달을 하는 것 같다."라며 안타까워했습니다. 그는 또 상당수 제주도민들이 의식화된 운동권 단체나 환경단체에 휘둘리는 바람에 국가안보 시설인 강정 해군기지 건설을 추진할 때에도 큰 차질을 빚었는데, 신공항 건설사업 추진 과정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일어날 것이라고 걱정했습니다. 그런데 그 친구의 예견은 적중했습니다. 제주 도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제주 신공항 건설은 시작조차 못했으니까요. 윤석열 정부가 다시 불을 붙인 제주 제2공항 건설 사업. 제주 도민들이 국가와 제주의 미래 발전을 위해 '현명한 선택'을 할지 말지를 놓고 고민해야 하는 기로에 다시 서게 되었습니다.
마우대100이 전하는 '세상의 창(窓)' 이야기는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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