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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민족은 오래전부터 <명심보감(明心寶鑑)>이란 명저(名著)를 품고 살아왔습니다. 이 책은 뭍사람들, 특히 어린아이들에게 마음을 다스리는 가르침을 줌으로써 됨됨이가 올곧은 품성을 함양시키는 역할을 한 교양서이자 교훈서입니다. 명심보감은 고려 충렬왕 때 문신 추적(秋適)이 중국 고전에 나오는 선현들의 금언(金言)과 명구(名句)를 모아 놓은 책입니다. 원래는 19편이었으나 후에 증보(增補), 팔반가(八反歌), 효행(孝行), 염의(廉義), 권학(勸學) 등 5편을 더하여 24편이 되었습니다. 이 책은 하늘의 밝은 섭리를 설명하고, 인간을 반성하게 만들어줄 뿐 아니라 인간 본연의 양심을 보존하고 지켜줌으로써 스스로 숭고한 인격을 닦을 수 있도록 인도해 줍니다. 그러니 명심보감은 현대인들도 틈나는 대로 읽고 또 읽어볼 만한 가치를 지니고 있습니다. 구구절절 마음과 머릿속에 새겨놓고 행동의 지표로 삼아도 좋은 확실한 '필독서(必讀書)'인 것입니다. 아무리 시대가 변해도 인간의 기본 덕목은 변하지 않습니다. 무한경쟁 시대에 인간의 본성을 지키며 살아간다는 것,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그럼 명심보감 성심 편(省心篇) 속으로 들어가 볼까요? 《장원시운 국정천심순 관청민자안 처현부화소 자효부심관(壯元詩云 國正天心順 官淸民自安 妻賢夫禍小 子孝父心寬) : 「장원 시」에서 말하였다. "나라가 바르면 하늘도 순하고, 벼슬아치가 바르고 청렴하면 온 백성이 저절로 편안해진다. 아내가 어질면 남편의 화가 적을 것이고, 자식이 효도하면 아버지의 마음이 너그러워진다." 》 오늘 필자가 초점을 둔 구절은 '처현부화소(妻賢夫禍小)'입니다. 처가 현명하면 남편에게 화가 덜 미쳐 근심이 적어진다는 이 구절 말입니다. 이 구절을 들었을 때 눈치 빠른 독자 여러분 중에서는 '어떤 처(妻)'를 떠 올렸을 겁니다. 맞습니다. 바로 윤석열 대통령의 처 김건희 여사입니다. 김 여사가 사람을 가리지 않고 함부로 내뱉은 수많은 말과 sns상의 대화가 윤 대통령을 매우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습니다. 김 여사의 무절제한 말과 대화는 윤 대통령의 지지율을 곤두박질치게 한 결정적인 '악수(惡手)'로 작용했습니다. 이 때문에 야당으로부터 집요한 공격을 받는 빌미가 되었고, 여당 대표와 대통령이 심각한 갈등을 빚는 모습으로 비치기도 했습니다.
김 여사는 대선(大選) 국면에서 허위학력 문제로 남편 윤석열 후보를 곤란하게 만들더니 좌편향 유튜브인 '서울의소리' 기자와 여러 차례 통화를 했고, 7시간이 넘는 대화 녹취록이 남겨져 공중파 방송 등 언론에 노출되어 또 엄청난 풍파를 일으켰습니다. 남편이 대통령에 당선된 뒤에는 사저에서 고향 지인이라며 접근해 온 '이상한 목사'를 만나 디올 명품백까지 받는 모습이 몰래카메라에 담겼습니다. 국회의원 총선을 앞두고 문제의 그 디올백 수수 장면이 결국 모 방송사를 통해 '기획 폭로' 되면서 윤 대통령에 대한 여론도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되고 말았습니다. '김건희 디올백 수수'때문에 여당인 국민의힘이 총선에서 대참패한 원인이 되었다는 지적도 제기되었습니다. 대통령 부인에 대한 국민적 사랑은 대통령과 여당에겐 큰 힘이 될 수 있습니다. 대통령 부인은 미모가 아니라 '올바른 행실'로 국민적 사랑을 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소박한 한복 차림에 늘 환한 미소로 대통령 곁을 지키면서도 소록도 나환자 등 어려운 계층을 돌봐준 박정희 전 대통령 부인 육영수 여사가 대표적인 케이스입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한국 사회, 특히 여소야극대(與小野極大)의 정국에서 대통령 부인에게 조신한 언행은 필히 갖춰져야 할 덕목인 것입니다. 그런데 최근에 또 김건희 여사의 행실로 의심되는 정황이 불거져 큰 파장이 일고 있습니다. 바로 자칭 여론조사 전문가라는 명 모씨와의 sns 대화 내용이 그것입니다. 대통령실은 대화의 상대가 윤 대통령이 아닌 김건희 여사의 친오빠라고 해명했지만, 명 씨는 '그 오빠'가 윤 대통령이고 필요하면 대화 내용을 추가 공개하겠다며 으름장까지 놓으며 펄쩍 뛰고 있습니다. 명 씨가 공개한 카톡 대화 내용을 보면 두 눈을 의심하게 만듭니다. 김 여사로 추정되는 인물이 '오빠의 됨됨이'를 대해 거의 막말 수준으로 평가했기 때문입니다. "철 없이 떠드는 우리 오빠 용서해 주세요. 무식하면 원래 그래요. 오빠가 이해가 안 가더라고요. 지가 뭘 안다고." 시중에는 이 대화 내용을 보고 "친오빠라도 남한테 그렇게 평해선 되겠느냐, 정말 김건희 여사가 맞다면 인간성에 문제가 있다."라는 비난이 쏟아졌습니다. 그런데 진위는 가려지지 않았지만 문맥상 그 '오빠'가 윤 대통령일 수 있는 가능성이 제기되어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될 수도 있어 보입니다. 검찰총장을 지내고 대통령에 출마한 남편을 어떻게 아내가 저런 식으로 하대하고 무시할 수 있느냐는 것과 대화 내용 속에 깨알같이 당시의 구체적인 정황이 담겨있어 사법처리로 불똥이 튈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옛날처럼 남편을 '하늘 같은 존재'로 받아들이지는 못할망정 김건희 여사가 진짜로 윤석열 대통령을 '철없고 아무것도 모르는 형편없는 존재'로 보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만약 그렇다면 이건 국가적으로도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평소 남편을 그렇게 무시하고 하대했다면 일국의 대통령이 된 지금도 '그런 취급'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한동훈 대표가 꼬인 정국을 풀기 위해 윤석열 대통령과 독대를 요청했을 때 왜 윤 대통령이 즉각 수용하지 않는지에 대해 고개를 갸우뚱하는 국민이 많았었죠. 그래서인지 혹시 독대를 막는 걸림돌이 한동훈 대표를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있는 김건희 여사가 아니냐는 시각도 적지 않았죠. 이 때문에 윤 대통령에 대한 여론은 더욱 나빠진 것도 사실입니다. 아내 단속도 잘 못하면서 어떻게 국정을 잘 다룰 수 있겠느냐는 거죠. 윤 대통령은 임기 초반부터 '골치 아픈 리스크'를 안고 있다는 말이 시중에 많이 떠돌았습니다. '아내 김건희 리스크'와 '장모 리스크'가 그것입니다. 장모는 결국 구속되었고, 지금은 디올백 수수 문제와 sns 대화 등으로 아내 김건희 때문에 휘청거리고 있으니, 우려되었던 '리스크'가 결국 현실이 되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닌 것 같습니다.
명심보감 치가 편(治家篇)엔 이런 구절도 있습니다. 《태공왈 치인외부 현녀경부(太公曰 痴人畏婦 賢女敬夫) : 태공이 말하였다. "어리석은 사람은 아내를 두려워하고, 현명한 여자는 남편을 공경한다."》 부부가 배려와 이해를 통해 일체감을 가져야 하는데 남편이 부인을 두려워하고 부인이 남편을 공경하지 않는다면 원만한 결혼생활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 남편이 김건희 여사에겐 '철없고 무식한 존재'로만 자리매김되어 있을까요? 그래서 '처현부화소(妻賢夫禍小)'와 '현녀경부(賢女敬夫)'라는 구절 말고 명심보감 부행 편(婦行篇)에서 전하는 '현부 영부귀 악부 영부천(賢婦 令夫貴 惡婦 令夫賤)'과 '가유현처 부부조횡화(家有賢妻 夫不漕橫禍)'라는 구절도 이 글에 보태고 싶습니다. '현부 영부귀 악부 영부천'은 "현명한 부인은 남편을 귀하게 만들고, 악한 부인은 남편을 천하게 만든다."로, 또 '가유현처 부부조횡화'는 "집에 어진 아내가 있으면 남편은 불의의 재앙을 비껴갈 수 있다."로 각각 풀이됩니다. 지금까지는 그랬다고 치더라도 남편 윤석열이 남은 임기동안 성공적인 대통령직을 수행할 수 있도록 김건희 여사의 뼈를 깎는 '조신함'이 요구됩니다. 남편이 망하면 김건희 여사도 망하는 것이고, 대한민국에도 엄청난 누가 됨을 잠시도 놓쳐서는 안 된다는 사실, 잊어서는 안됩니다. 그런 차원에서 김 여사가 틈나는대로 명심보감도 일독하시길 추천합니다.
마우대100이 전하는 '세상의 창(窓)' 이야기는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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