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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정국(政局)이 꽉 막혔습니다. 정치가 실종되고 대화와 타협이 사라져 버렸습니다. 내편 네 편 나뉘어 극한투쟁을 일삼습니다. 여당은 야당 대표 보호를 위한 일방적인 국회 운영을 한다며 험악한 말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야당은 대통령 부부를 향해 검찰공화국이니 뭐니 하면서 탄핵 운운하면서 국회의원 숫자 우위의 힘만을 과시하며 으르렁대고 있습니다. 여당 대표가 독대를 요청하는 데도 대통령이 손을 내밀지 않고 있습니다. 이를 바라보는 국민의 입에선 탄식과 분노의 한숨이 터져 나옵니다. 이런 와중에 한 정치원로가 윤석열 대통령과 야당을 향해 '의미 있는 충고'를 던져 눈길을 끕니다. 주인공은 정대철(80) 대한민국 헌정회 회장입니다. 독립운동가 정일형 박사와 여성변호사 1호인 이태영 박사의 아들로 서울에서 태어난 정 회장은 헌정회장 직전까지 민주당 상임고문을 지낸 한국 정치계의 원로입니다. 그는 신민당·평화민주당·신민주연합당·민주당·새정치회의·새천년민주당·열린 우리당 등 여야 정당을 넘나들며 제9·10·13·14·16대(5선) 국회의원을 지냈습니다. 또 정당의 총재 및 대표와 KBO 총재를 지냈고, 제15대 대통령선거에 출마했는가 하면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과도 막역한 사이였습니다. 그런 그가 최근 조선일보를 만나 답답하기만 한 '대한민국의 정국 타개책'을 제시한 것입니다. 그가 한 말이 무조건 옳은 것은 아닐지 모르지만, 윤석열 대통령과 여야 정치인들은 정대철 회장의 조언에 귀 기울여할 대목이 많다고 필자는 생각합니다.
2024년 10월 1일 자 조선일보의 <"내가 30년간 알고 있던 정의로운 윤(尹) 어디 갔나 그때 모습으로 돌아가야">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정 회장은 윤 대통령과의 오랜 인연을 소개하면서 "30년 가까이 알던, 정의롭고 옳게 살아온 윤석열로 돌아오길 부탁드린다."라며 말문을 열었습니다. 두 사람은 각각 국회의원과 검사이던 시절에 인연을 맺은 뒤 호형호제한 사이였고, 각종 현안을 두고 고언을 하면 윤 대통령이 경청했다고 정 회장이 밝혔습니다. 그는 그러면서 "내가 봐온 윤 대통령은 주변의 말에 귀 기울였고 고개를 숙였던 사람"이라며 "특유의 친화력과 중재력으로 여권뿐 아니라 야당과도 매일같이 만나 읍소도 하고 꽉 막힌 정국을 풀어나가길 간절히 바란다."라고 주문했습니다. 정 회장의 주문 가운데 눈길을 끄는 대목이 있습니다. 바로 김건희 여사에 관한 것입니다. 각종 의혹에 휩싸여 야당의 총공세 대상이 된 김 여사는 억울할 수는 있겠지만 대통령을 위해 임기가 끝날 때까지 뒤로 물러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실제로 윤 대통령의 가장 큰 '리스크'는 김건희 여사에게서 비롯됐다는 시중의 여론이 지배적입니다. 김근희 여사는 부친의 지인이라며 접근해 온 친북성향의 목사로부터 디올백을 수수한 일과 유튜브 서울의소리 기자와 장시간 인터뷰를 하면서 각종 발언을 여과 없이 쏟아낸 일로 엄청난 정치적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유튜브 기자와 나눴던 7시간이 넘는 발언내용은 녹음파일로 저장되었고, 이것이 방송 등 언론에 노출되면서 윤 대통령을 매우 곤란한 지경에 빠트렸다는 비난을 샀습니다.
또 최근에는 김건희 여사가 국회의원 공천에 관여하고 공직자나 공공기관 인사에 개입하면서 윤 대통령을 좌지우지할 정도로 위세를 부리고 있다는 '근거 없는 소문'(?)까지 떠돌고 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김건희 여사가 윤 대통령의 임기가 끝날 때까지 뒷전에 물러나 있으라는 정 회장의 지적은 매우 따갑지만 시의적절한 것 같습니다. 민주당이 '김건희 특검법'을 끊임없이 밀어붙이고 대통령은 계속 거부하는 상황에 대해 정 회장은 "정치가 실종되었지만 결국 대통령이 나서서 특검법 문제를 풀어야 한다. 정권이 끝날 때까지 여야가 도돌이표 싸움을 하면 국민만 피해를 본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정 회장은 그러면서 야당에 대해서도 고언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그는 "지금 민주당이 하자는 특검법은 사실상 야당이 뽑는 특검으로 가자는 건데 대통령과 여당이 받을 수 있겠느냐. 충분히 받을 수 있는 합리적 안을 다시 내놓아야 한다. 그러면 대통령도 특검법 수용을 검토해야 한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왜 정치가 실종되었다고 보느냐에 대한 질문에 대해 정 회장은 "보수는 진보를, 진보는 보수를 이해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민주주의의 기본은 서로 다름을 인정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대통령은 나와 다르면 틀렸다, 잘못됐다고 한다. 민주당은 힘의 논리를 이용해 표결로 모든 걸 해결한다. 이렇게 서로 대화가 없이 맞서기만 하면 정치가 사라질 수밖에 없다."라고 진단했습니다. 다름을 인정하고, 문제를 풀기 위해 대화의 장에 앉기를 거부하면서 정국은 꼬일 대로 꼬여 있다는 지적입니다.
정 회장은 그러면서 윤 대통령에게 정국을 풀기 위한 특단의 주문을 제시했습니다. 대통령이 야당을 동반자, 파트너로 인정하는 것부터 시작하되 시민단체, 노조 등 극단의 사람들도 만나고, 이미 한번 만난 이재명 대표도 재판이 걸려 있지만 계속 만나서 대화하라고 주문했습니다. 거기에다 야당과 대화와 타협을 위해서는 새 총리 지명권을 야당에 주는 식으로 제안하는 등 준연립정부라도 꾸린다면 야당이 국정 운영에 협조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그 나름의 해결책도 내놓았습니다. 정 회장은 윤 대통령의 검사 시절 정치 입문을 권유했을 때의 인연을 소개, 눈길을 끌었습니다. "윤 대통령이 박근혜 정부 때 국정원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를 맡으면서 외압 의혹을 폭로하고 좌천되어 있을 때였다. 2016년 총선을 앞두고 당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영입을 하려고 제안을 했는데, 그가 나에게 전화를 해서 '내가 국회의원을 하면 여태까지 한 일이 다 정치하려고 한 것처럼 되지 않겠느냐. 제 순수성이 사라지기 때문에 그 제안을 못 받겠다'라고 했다. 이후에 자신보다 세 살이나 어린 안 대표를 만나 '죄송하다'며 90도로 고개를 수차례 숙이는 모습을 보고 놀랐다." 비록 외압을 받고 좌천되어 있었지만 국회의원 배지를 달기 위해 검사직을 포기하는 것은 대의명분에 어긋난다며 정치입문 제안을 거부했다는 겁니다. 정 회장은 한동훈 대표와의 갈등과 관련해서도 "한 대표는 윤 대통령 본인이 키우고 정치권으로 데려온 사람 아니냐. 안 맞는 부분이 있으면 불러서 야단도 치기도 하고 타일러 보기도 하면서 대화를 해야 한다."라며 조언했습니다.
시중에는 지지율이 떨어진 윤 대통령을 향해 '이상한 소문들'이 돌고 있습니다. 국무회의나 대통령실 비서관 회의 등 각종 회의 석상에서 혼자 너무 많은 말을 하는가 하면, 고집불통이어서 참모나 주변 이야기나 충언을 듣지 않으려 한다는 것입니다. 그 고집불통이 정국을 꽁꽁 얼어붙게 만든 요인이 되고 있다는 말도 들립니다. 결코 그럴 리가 없겠지만, 그런 대통령이 아니길 바랍니다. 정대철 회장이 오랜 인연을 바탕으로 비정치인 출신 윤 대통령에게 던진 '뼈 때리는 충고'에 대해 윤 대통령은 '어떤 답(答)'을 보여줄까요?
마우대100이 전하는 '세상의 창(窓)' 이야기는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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