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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이슈

"윤 대통령, 누구든 만나고 또 만나야" <45>

by 마우대100 2024. 9.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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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9월 22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체코 공식 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윤석열 대통령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 번도 가 보지 않아서 낯선, 그것도 지세(地勢)가 험악하기 짝이 없는 '높은 산'의 '정상(대통령)'까지 오르는 데 성공한 자가 있습니다. 당초 그는 한 번도 밟아보지 않았던 그 낯선 '산악 지형(정치)'에 발을 들여놓을 생각이 추호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떠밀리듯 '산지' 속으로 발걸음을 옮겨야 했습니다. '작은 산의 정상(검찰총장)'에 있었을 때 자신을 임명해 준 대통령과 맞서는 등 엄청난 싸움에 말려 들었기 때문입니다. 자신을 작은 산 정상으로 밀어 올린 자들이 그들의 이익에 매몰되어 검찰이라는 '작은 산'을 무너뜨리려 했기 때문입니다. 그러자 그는 검찰 수사권을 완전히 박탈한다면 그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외쳤습니다. 그리고 그 자는 숙명을 받아들이듯 정치 속으로 성큼 발을 들이밀었습니다. 국민들은 그 용기에 박수 치고 환호하며 그를 반겼습니다. 그 자는 이런 분위기 속에서 대권(大權)을 차지했고 기필코 높은 산의 '정상'에 우뚝 설 수 있었습니다. 아직까진 높은 산 꼭대기에 서 있는 그 자, 윤석열 대통령입니다. 2022년 5월 10일 취임했으니 2024년 9월 24일 오늘로 임기를 시작한 지 2년 4개월 14일이 지난 셈입니다.  5년 임기의 반환점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임기 동안 그는 비틀어진 한미일 관계의 정상화, 탈원전 정책 폐기 등 국정의 정상화(正常化)를 위해 눈코 뜰 새 없이 바빴습니다. 그러나 뼈아픈 실책 몇 가지 때문에 발목이 잡힌 채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제22대 국회의원 총선을 앞두고 불거진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 백 수수의 건과 채상병 순직사건 처리 등을 둘러싼 여야 갈등, 의대생 증원 등 의료개혁 등을 놓고 불거진 의사 집단 파업 돌입 등이 그것입니다.

 

야당에게 공격의 빌미를 준 이들 사건이 연일 언론에 보도되더니 결국 2024년 4.10 국회의원 총선에서 여당(국민의힘)이 108석 밖에 건지지 못하는 유래 없는 참패를 당하고 말았습니다. 특히 22대 국회 개원 이후 인사 청문회와 각종 특검법 발의 등을 놓고 야당의 폭주가 이어지면서 윤 대통령의 지지도가 한때 20%대까지 곤두박질 쳤습니다. 이를 두고 각 여론조사기관은 '레임덕 신호탄'으로 보기 시작했습니다. 대통령제에서 지지율 20%를 레임덕의 기준으로 보는 이유가 공무원들이 더 이상 움직이지 않고, 뭘 해도 국민이 받아들이지 않는 분위기에 빠지는 등 국정 운영이 어려워진다는 것입니다. 임기의 반환점을 돌아 내리막길로 접어들어야 할 시점이어서 윤 대통령 앞엔 '층층 가시밭길'이 도사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니 윤 대통령은 '100척(尺) 낭떠러지 끝부분'의 절박한 위기에 처해 있다고 보는 것이 맞을지도 모릅니다. 이 시점에서 윤 대통령에게 가장 필요한 부분은 국회의 절대적 의석 우위를 바탕으로 막무가내식 떼쓰기에 열중하고 있는 야당의 페이스에 휘둘리지 않는 것입니다. 이럴 때일수록 여유롭고 유연한 자세로 각계 인사들을 폭넓게 만나 '다양한 의견'을 경청한 뒤 이를 국정에 적극 반영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가장 우선순위에 두고 만나야 대상이 국정의 공동 책임을 진 여당 대표입니다. 한동훈 대표는 대표 취임 이후 윤 대통령과 자주 만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대통령과 여당 대표라는 두 수레바퀴는 함께 굴러가야 '여소야극대(與小野極大)'라는 '지독한 험로(險路)'를 헤쳐 나갈 수 있기 때문에  당연히 자주 만나야 합니다.

 

그런데 윤 대통령에게서 한동훈 대표와 만남에 대해 의도적으로 꺼리는 듯한 모습이 자꾸 비치는 것 같습니다. 한 대표는 9월 24일 예정된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도부 만찬 회동과는 별도로 독대(獨對) 자리를 마련해 달라고 대통령실에 요청했다고 합니다. 한 대표는 추석 연휴 전후로 정부·여당에 대한 엄중한 민심을 확인했고, 대통령과 독대해서 이를 전한 뒤 정국 해법을 건의하고 싶어 한다는 거죠. 한 대표는 독대 때 의정 갈등 해법과 관련한 윤 대통령의 정확한 의중을 확인하고 자신이 구상한 해결책을 건의할 생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여당 대표 입장에서는 당연히 그래야 한다고 봅니다. 그런데 윤 대통령은 한 대표의 독대 제안을 탐탁지 않게 받아들이는 것 같습니다. 대통령실은 "독대는 별도로 협의할 사안이고, 24일에는 신임지도부를 격려하는 자리로 보면 된다."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 언론이 보도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애초 8월 말쯤 국민의힘 지도부를 관저에 초청하려 했으나 '추석 민생'을 이유로 일정을 미룬 적이 있습니다. 이를 두고 한 대표가 의료 개혁과 관련해서 정부와 다른 소리를 내는 데 대해 대통령실의 불편한 속내가 반영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국정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 입장에서는 가려야 할 것도 많지만 가리지 말아야 할 것은 더 많습니다. 자신과 가족의 이익과 안녕만을 위해 몸 사려서는 안 되지만 국가 이익과 공공선(公共善)을 위해서라면 누구와도 만나 '국정의 지혜'를 구할 수 있어야 합니다.

 

특히 대통령은 여당 대표와 담을 쌓아서는 안됩니다. 같은 편이 되어 두 손을 맞잡고 국정의 성공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야 합니다. 그런데 여당 대표가 만나자는데 대통령이 자꾸 피하는 모습으로 비친다? 자신의 지지율이 20%대로 곤두박질쳐서 레임덕이 우려되는데도 여당 대표가 먼저 내 민 손을 대통령이 퇴짜를 놓는다? 대통령이 여당 대표와의 만남을 자꾸 거절하다 '큰 낭패'를 본 사례가 있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당시 김무성 여당 대표와 만나기를 꺼리다 탄핵으로 연결되었다는 것은 다 알려진 사실입니다. 지금 시중에는 김건희 여사가 한동훈을 극히 못 미더워하고, 그것 때문에 윤 대통령도 한동훈을 애써 외면하는 것 같다는 소문이 끊이지 않습니다. 윤 대통령이 아내 김건희 여사에게 휘둘리고 있다는 거죠. 각종 인사와 국회의원 공천에도 김 여사가 깊이 관여했다는 '민망한 소문'까지 돌 정도입니다. 필자를 포함해 많은 국민은 윤석열 대통령이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 국가 이익을 우선시하는 '공적 마인드'가 투철하다고 믿고 있었습니다. '박근혜 탄핵'을 밀어붙여 성공한 적이 있는 야당들은 '윤석열 탄핵' 쪽에 또 방점을 찍은 듯합니다. '김건희 특검법'과 '체상병 특검법' 등 각종 특검법을 발의하는 야당의 최종 목표는 윤 대통령의 권좌를 때려 부수는 것이 확실해 보입니다. 극(極) 야대 정국과 지지율 20~30%의 대통령이 할 수 있는 일은 각계각층의 인사들을 만나 경청하는 자세를 취하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상대를 설득하고 설파도 해야 하지만 그들의 지혜를 경청, 국정에 적극 반영하는 유연한 태도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누군 만나고 누군 만나기를 거부하는 대통령에 대해선 국민이 먼저 '희망'을 접어버릴지 모릅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한동훈이 아니라 그 누구와도 만나고 또 만나서 '길'을 찾아야 합니다. 자칫하다간 '100척 절벽'에서 진짜 미끄러질지도 모릅니다. 윤 대통령을 무너뜨리기 위해 등 뒤에서 밀고, 밑에서 잡아당기는 세력들이 준동하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윤 대통령은 두 팔을 최대한 넓게 벌려 누구든지 만나고 또 만나야 합니다. 

 

마우대100이 전하는 '세상의 창(窓)' 이야기는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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