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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고속철도(KTX)는 프랑스 고속 열차 '테제베(TGV)'의 기술을 근간으로 시작되었습니다. TGV는 'Train a Grande Vitesse'의 약자로 '웅장한 속도의 열차'란 뜻입니다. 테제베는 프랑스 전역과 유럽 전 지역을 달리고 있는 고속열차입니다. 프랑스에서 벨기에, 룩셈부르크, 독일, 이탈리아 및 스페인까지 운행되고 있으며 테제베 리리아(TGV Lyria)는 프랑스에서 스위스로 운행하고 있고요. TGV를 타고 낭만의 도시 파리부터 지중해의 해안, 르와르 계곡의 포도원까지 갈 수 있으며 세계적인 명소 칸느에서 영화 관람도 가능합니다. 테제베 기술을 도입함으로써 대한민국도 서울~부산을 2시간대에 달리는 'KTX 고속열차 시대'를 맞이할 수 있었습니다. 경부축(京釜軸) 간선이 포화상태에 이르자 당시 정부는 혜안(慧眼)을 발휘, 고속철 인프라 사업을 1992년 착공했고 2004년에 개통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당시 도입된 차량은 '테제베 레조(TGV Reseau)'를 기반으로 한국 실정에 맞게 약간 개량된 것입니다. 1 편성~12 편성은 프랑스의 철도차량제작사인 알스톰이 제작한 것을 고속열차 기술 이전을 조건으로 수입했고, 13 편성부터는 현대로템에서 제작하기 시작했습니다. 위대한 문자 '한글'을 창제해 낸 한국인의 창조성이 KTX의 진화에서도 빛을 발합니다. 초기에 수입한 기술을 기반으로 2010년 'KTX-산천'을, 2021년에는 동력분산식 고속열차인 'KTX-이음'으로 발전시켰습니다. 특히 2024년에는 영업최고속도인 320㎞/h인 동력분산식 고속열차 'EMU-320', 즉 'KTX-청룡'이 운행을 시작했습니다. 운행구간 확산 과정을 살펴보면 2004년 4월 1일 서울~동대구 1단계에 이어 2010년 11월 1일 동대구~부산 2단계 구간이 개통됨으로써 경부선 구간 완주가 가능해졌습니다.
서울~마산 구간(2010년 12월), 용산~여수 EXPO 구간(2011년 10월), 서울~진주 구간(2012년 12월), 오송~광주송정 호남선 1단계 개통 및 서울~포항 구간(2015년 4월), 경부고속선 대전~대구 도심구간(2015년 8월), 청량리~강릉 강릉선(2017년 12월), 서울~동해 구간(2020년 3월), 청량리~안동 구간(2021년 1월), 부발~충주 중부내륙선(2021년 12월), 중부내륙선 KTX 판교역 연장(2023년 12월) 등으로 KTX 주행 구간은 대한민국 구석구석으로 넓혀졌습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KTX 열차의 제작 기술은 물론 운영관리 능력도 일취월장(日就月將)한 끝에 최근 첫 수출길에 나섰다는 낭보가 들려왔습니다. 2024년 6월 우즈베키스탄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과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타슈켄트에서 현대로템 사장과 우즈베키스탄 철도공사 사장이 'KTX-이음 42량 수출 계약서'에 서명한 것입니다.
프랑스에서 테제베를 수입한 한국이 꼭 20년 만에 'KTX 기술'을 수출하는 나라로 거듭 태어난 쾌거가 아닐 수 없습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스페인 회사와 경합을 벌여 기술·가격 경쟁력을 인정받은 현대로템은 우즈베키스탄 현지 사정에 맞춰 고속열차를 일부 개조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편성당 6량인 KTX-이음'과는 달리 7량으로 제작하고 우즈베크 역사(驛舍) 플랫폼 높이가 200㎜로 낮을 점을 감안, 차량 내 계단도 설치되고 외부 먼지나 모래를 차단하는 방진 설계도 추가된다고 합니다. 현대로템은 올해 9월부터 수출용 차량 설계에 들어가며 2027년 4월부터 운행이 시작되고 같은 해 9월부터는 전체 6 편성이 공급되어 운행될 계획이라고 합니다. 수출 고속열차는 타슈켄트~부하라(590㎞) 구간과 부하라~히바(430㎞), 미스켄~누쿠스(196㎞) 구간 등 총 1,216㎞ 노선에 투입됩니다. 이번 수출 성사로 KTX는 폴란드, 태국, 모로코 고속철 사업 진출에도 청신호가 켜졌다고 합니다. 한국인의 창조정신과 도전정신은 세계 속으로 쭉쭉 뻗어 나가고 있습니다.
마우대100의 '세계의 창(窓)' 이야기는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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