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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설립된 화웨이(HUAWEI·華爲技術有限公司)는 중국의 전자제품 및 통신장비 제조업체입니다. 중국 광둥 성에 본사가 있는 이 회사는 비상장 민간기업이지만 전 세계 170여 국가에 19만여 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이죠. 회사의 슬로건은 'Building a Fulley Connected, Intelligent World', 즉 '완전하게 연결된 지능적인 세계를 만들어간다'입니다. 중국의 기술로 만든 전자제품과 통신 장비로 전 세계를 하나로 묶는다는 비전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기술로 전 세계를 하나로 묶는다? 떠오르는 구호가 있죠? 바로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주창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가 그것입니다. 일대일로사업은 일명 '육상·해상 실크로드 사업'으로 중국의 막강한 자금력을 활용, 독자적인 중국의 경제권 조성을 위해 전 세계에서 펼치는 대규모 투자사업입니다. 화웨이도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기존 글로벌 통신장비 제조사들을 밀쳐내고 시장을 장악하면서 비약적인 성장을 하고 있었습니다. 화웨이의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에 캐나다 통신업체 노텔 네트웍스가 파산해 버릴 정도로 그 위력은 대단했습니다.
그러나 급성장 가도를 달리며 세계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는 화웨이에 대해 미국 정부가 칼을 빼들었습니다. 미국 정부가 2012년부터 화웨이를 '미국 안보의 위협'이라고 지목한 데 이어 트럼프 정부는 비상장 기업인 화웨이와 중국 정부 간의 유착 의혹을 제기하며 강력한 제재에 나섰습니다. 미국 상무부는 2019년 5월 스마트폰 글로벌 점유율 2위인 중국 대표 정보기술(IT) 기업 화웨이와 계열사 70여 곳을 '블랙리스트(거래제한 기업 명단)'에 올려 미국 기업과의 거래를 차단해 버렸습니다. 미국 제재로 화웨이는 첨단 반도체·부품 및 구글의 모바일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를 쓸 수 없게 되는 등 미국 첨단기술 사용 금지로 반도체 생산에 큰 차질을 겪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미국 주도로 여러 나라가 화웨이에 대한 제재가 이어지면서 화웨이는 존폐 위기에 처한 것으로 보였습니다. 그러나 미국의 강력한 제재를 받은 지 5년이 흐른 2024년. 화웨이는 지금 어떤 상황에 처해 있을까요? 조선일보가 최근 보도를 통해 화훼가 굴기(堀起)상황을 다뤘습니다. 5년이 지난 지금의 화웨이는 망하기는 커녕 미국의 제재를 비웃듯 훨씬 더 강해져 있었습니다.
2023년도 화웨이 매출은 7041억위안(약 134조 원)으로 전년 대비 10% 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제재 전 8,588억 위안에는 못 미치지만 증가세를 보이고 있고, 2024년도 1분기 순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564%나 급증한 197위안을 기록했다고 합니다. '삼성의 발명품'이었던 폴더블 스마트폰 분야에서는 처음으로 세계 1위(점유율 35%)에 올랐고 스마트워치는 삼성(9%)을 제치고 애플 다음인 2위(10%)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미국의 구글 모바일 운영체제(OS) 사용을 할 수 없게 되자 독자적으로 개발한 모바일 OS '훙멍' 이용자가 무려 9억 명에 이른다고 밝혀 세계를 놀라게 했습니다. 훙멍 OS는 1분기를 기점으로 중국시장에서 애플(iOS)을 제치고 안드로이드에 이은 2위에 올라섰다고 합니다. 훙멍은 세 차례 업그레이를 거친 끝에 '100% 중국산 OS'로 거듭났다고 위청둥 화웨이 소비자 부문 CEO(최고경영자)가 최근 광둥성에서 열린 콘퍼런스에서 밝혔습니다. 화웨이는 지난 5년간 자사 제품에 사용할 부품 1만 3,000개를 중국산으로 교체하는 등 미국 제재를 뚫고 살아남기 위해 얼마나 몸부림쳤는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화웨이의 생존전략은 연구·개발(R&D)입니다. R&D에 집중 투자하면서 기술력으로 승부를 걸고 있는 것입니다. 매출이 삼성전자의 절반임에도 2023년에 삼성전자(28조 원) 보다 훨씬 많은 1,647억 위안(31조 원)을 R&D에 쏟아부었고, 화웨이 전체 직원의 55%인 11만 4,000여 명이 R&D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겉으로는 화웨이가 미국 제재를 뚫고 굴기한 것처럼 보이지만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후원 속에서 낸 성과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습니다. 미·중 갈등 속에서 애국소비운동인 '궈차오(國湖) 열풍'이 분 데다 공무원들에게 아이폰 사용 금지령을 내린 것과 2022년 한 해에만 65억 5,000만 위안(1조 2,500억 원)을 보조금을 지급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화웨이가 미국 제재를 뚫고 살아남기 위해서 어떤 각오를 임하고 있는지, 화웨이 창업자 런정페이 회장의 발언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군인 출신인 그는 수시로 "살아 남기만 하면 미래가 있다", "총을 들고 전투에 나가자"라며 생존을 위한 처절한 싸움에 임할 것을 직원들에게 독려하고 있는 것입니다.
후발주자 화웨이가 미국의 제재 속에서도 살아남아 세계 시장 석권을 위해 몸부림치고 있는 상황에서 대한민국의 자존심이자 선발주자인 삼성전자는 어떤 묘책으로 대응할지 궁금합니다. 세계는 죽고살기식의 치열한 경제전쟁 중입니다. 세계 1위가 아니면 죽거나 도태되고 맙니다. 삼성전자가 다시 세계 시장에서 당당히 호령을 할 수 있도록 정부도, 정치권도, 소비자도, 노조도 힘을 모아줘야 할 때입니다.
마우대100이 전하는 '세상의 창(窓)' 이야기는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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