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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이슈

트럼프의 '막말 자충수'... 과연 대선 결과는? <40>

by 마우대100 2024. 9.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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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와 해리스가 맞붙은 대선 후보 TV 토론회 장면. (연합뉴스)

 

"나는 북한 김정은과 잘 지냈다. (김정은에게) 편하게 양키스 야구 경기를 보러 가자, 야구가 뭔지 보여주겠다."라며 독재자 김정은과 친하다며 큰소리쳤던 트럼프. 그 트럼프가 결국 2024 대선 토론회에서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 후보로부터 "독재자의 성향이 있고, 독재자들의 아첨에 휘둘리며, 그래서 독재자들을 좋아한다."라는 난타를 당했습니다. 트럼프는 2024년 8월  20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주 그랜드피래즈에서 열린 유세에서 "적대국 정상과도 우호적 관계를 맺어 미국이 안전했다. 김정은과 잘 지냈고, 양키즈 야구를 보러 가자라고 했다."라고 떠벌렸습니다. 트럼프는 현직 대통령이었을 때도, 은퇴 후에도 자주 김정은과의 '좋은(?) 관계'를 자랑했습니다. 그러나 김정은과 숙명적으로 대치 중인 한국인들은 트럼프의 '멍청한 떠벌림'에 대해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습니다. 실제로 트럼프는 현직 시절 한국과의 동맹 관계의 중요성보다 미군 주둔 비용을 얼마나 더 올리느냐에 초점을 둔 '발언'을 일삼아 한국 정부와 국민들을 불안하게 만들었습니다. 핵 미사일 등 핵무기 개발에 2,500만 인민의 피를 빨아먹고 있는 김정은은 트럼프의 이런 무개념적 발언이 튀어나올 때마다 회심의 미소를 지었을 겁니다. 그러니 김정은 입장에서는 2024년 11월 미국 대선 결과를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바라보고 있겠죠. 어쩜 김정은은 한반도의 운명을 자신이 맘대로 다시 쥐락펴락 할 수 있을 것이란 착각 속에 트럼프의 승리를 기원하고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세상 일이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은 법. 미국 대선 결과의 중대한 고비가 될 수 있는 대통령 후보 2차 TV 토론에서 트럼프가 또 막말을 일삼다 발목이 잡힌 것입니다. 심지어는 실시간 팩트 체크를 하고 있던 사회자로부터 "사실과 다르다."라는 핀잔을 들어야 하는 등 거센 역풍을 맞고 있습니다. 2024년 9월 10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국립헌법센터에서 공중파 방송 ABC 주최로 열린 대통령 후보 TV토론에서 트럼프는 "아이티 이주자들이 오하이오주  스프링필드에서 우리의 개와 고양이 등 애완동물을 먹고 있다."라고 적시해 버렸습니다. 온라인상에서 공화당 인사들을 중심으로 스프링필드에서 아이티 이민자들이 반려동물을 납치해 학대한다는 허위 정보가 퍼지고 있는데, 트럼프가 이를 그대로 전달해 버린 것이죠. 이에 토론 사회자인 데이비드 뮤어 ABC 뉴스 앵커는 "지역 사회에 알아본 결과 이 주장을 신뢰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라고 확인시켜 주었습니다. 트럼프의 '기괴한 발언'을 듣고 있는 해리스 후보도 실소(失笑)와 함께 고개를 저었고요.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오하이오주 지역사회가 들고일어나는가 하면 전 언론이 트럼프의 막말을 문제 삼았습니다. 특히 스프링필드의 일부 아이티계 주민들은 TV토론 이후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지 못하고 있다고 일부 언론이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동물 학대를 비난하는 지역 주민이나 학생들로부터 집단 폭행 등의 우려가 커졌기 때문입니다.

 

이날 토론회에서 트럼프의 막말은 또 있습니다. 트럼프는 "해리스가 임신 9개월째에 낙태를 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괜찮다고 말했다. 이는 출생 후 처형(execution)에 해당한다. 아이가 태어났기 때문에 더 이상 낙태가 아니다."라며 낙태문제를 걸고넘어졌습니다. 그러자 여성 진행자가 나서 "출생 후 아이들을 죽이는 게 합법적인 주는 없다."라고 지적했습니다. 트럼프는 "이주자들 때문에 범죄율이 올라갔다."라고 주장하자 이번에도 사회자가 나서 "연방수사국은 미국에서 전반적인 폭력 범죄가 실제로 감소하고 있다고 밝혔다."라고 지적, 마치 ABC 진행자들이 해리스를 편드는듯한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습니다. 이에 대한 트럼프의 역공은 가관입니다. 흥분한 그는 "FBI의 통계는 사기다. 민주당이 만들어냈다고 주장하는 일자리 수처럼 말이다."라고 되받아쳤습니다. 대통령직에 도전한 후보가 주저 없이 국가 기관의 통계를 사기라고  몰아친 태도에서 그의 '공적 마인드'의 수준이 얼마나 허접한지 엿보게 합니다. 사실 관계 여부를 떠나 트럼프의 험담 대상이 된 FBI 입장에서는 기관의 공신력이 크게 훼손된 점에 대해 매우 분통을 터트렸을 겁니다. 해리스는 트럼프의 가장 큰 약점인 사법리스크를 조목조목 들이대며 압박하는 전략을 펼쳤습니다. 이미 유죄 평결이 난 성인물 배우 성추문 사건, 2021년 1월 6일 대선 결과에 불복한 트럼프의 지지자들이 의회에 난입한 사건 등을 추궁했습니다.

 

해리스는 트럼프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전략도 구사했습니다. 해리스는 "지난 대선에서 (바이든에게 투표한) 8,100만 명으로부터 '해고'를 당했는데도 아직 이해를 못 한다."라거나 "세계 지도자들이 당신을 수치로 여긴다.", "결국 재산은 다 (트럼프의) 아버지가 쌓은 것 아니냐'" 등의 발언으로 트럼프를 자극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자기애'가 강한 트럼프는 격렬한 반응을 보였는데, 이는 해리스의 전략이 제대로 먹혀들었음을 보여줍니다. 흥분한 트럼프는 고성을 지르거나 막말 수준을 높였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해리스가 당선되면 3차 대전이 일어난다.", "해리스가 마르크스주의자라는 걸 모두 안다." 등으로 역공을 시도했지만 해리스의 비웃음만 살뿐이었습니다. 미국의 대부분 언론들은 이날 토론 결과를 놓고 해리스가 트럼프를 압도했다는 평가를 내놓았습니다. CNN은 "해리스가 트럼프를 ('미끼'로) 낚았다."라고 했고, 폭스 뉴스 정치분석가 브릿 흄도 "트럼프는 힘든 시간을 보냈다. 오늘만큼은 해리스의 밤이었다."라고 평가했습니다. 미국 정치 매체 폴리티코는 "해리스가 트럼프의 신경을 긁었고, 이 작전이 통했다. (흥분한) 트럼프는 계속해서 공격 포인트를 잃고 헤맸다."라고 지적했습니다. 해리스는 트럼프에게 독재자를 좋아하고 독재자가 되길 원한다는 '묵직한 헤비급 펀치'도 날렸습니다. 해리스는 "트럼프가 국가 안보와 외교에서 약하고 틀린 정책을 폈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다. 트럼프는 독재자를 존경할 뿐만 아니라, 대통령이 된 첫날부터 스스로 독재자가 되길 원했다는 것도 널리 알려진 얘기이다. 트럼프가 김정은과 연애편지를 주고받는 것을 좋아했다는 사실도 잘 알려졌다. 이 독재자들은 아첨으로 트럼프를 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몰아붙인 것입니다.

 

이 장면에서 필자는 해리스가 2024년 9월 22일(현지시간) 일리노이주 시카고 유나이티드센터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 대통령 후보 수락 연설을 통해 세상을 향해 던진 멘트가 생각납니다. 이 멘트는 미국과의 혈맹관계 유지를 바라는 필자를 포함한 한국인들의 귀에 특히 강하게 꽂혔습니다. "트럼프에게 아첨하는 김정은 같은 독재자, 폭군과 친하게 지내려고 알랑거리지 않겠다. 독재자들은 트럼프가 자신에게 책임을 묻지 않을 것이란 사실을 안다. 트럼프 본인도 독재자가 되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나는 민주주의와 폭정 사이의 투쟁에서 미국이 어떤 위치에 있는지 알기에 대통령으로서 우리의 안보와 이상을 실현하는데 결코 흔들림이 없을 것이다." 미국 대선의 승부는 TV 토론 한 번으로 결정 나지는 않습니다. 분명한 점은 미국과 미국인, 한국과 한국인, 전 세계 각국과 세계인들이 원하는 자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그런 자가 대통령에 당선되어서 갈수록 헝클어지고 있는 '세계 질서'가 바로 잡히길 소망합니다.

 

마우대100이 전하는 '세상의 창(窓)' 이야기는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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