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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이슈

트럼프 vs 해리스 : '김정은 대처' 극명한 대조 <32>

by 마우대100 2024. 8.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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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주먹을 불끈 쥔 트럼프 후보.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 "나는 북한 김정은과 잘 지냈다. (김정은에게 ) 편하게 양키스 야구 경기를 보러 가자, 야구가 뭔지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카멀라 해리스 : "트럼프에게 아첨하는 김정은 같은 독재자, 폭군과 친하게 지내려  알랑거리지 않겠다."

 

2024년 11월 초로 예정되어 있는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공화당 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과 민주당 후보인 해리스 부통령이 전당대회 등에서 각자  '북한 김정은 대처법'을 제시했습니다. 그런데 두 후보의 발언 내용이 극명하게 엇갈립니다. 특히 김정은의 계속된 핵(核) 도발 위협 속에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대한민국 국민들은 유일한 동맹국이자 세계의 질서를 관리하는 미국 대통령이 어떤 스탠스를 취할까에 대해 극도로 예민할 수밖에 없습니다. 국가의 존속과 직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김일성-김정일-김정은으로 이어진 3대 세습체제는 지구상에서 가장 악랄하고 지독합니다. 2,500 만 북한 동포들은 3대 김 씨 세습체제 하에서 산다는 이유 때문에 인간대접을 전혀 받지 못한 채 굶주리고 공포에 떨며 짐승만도 못한 삶을 수십 년간 영위하고 있습니다. '악(惡)의 축(軸)'으로까지 불린 북한 3대 세습체제는 한반도 평화를 해치는 것을 넘어 동북아와 세계 평화의 질서를 깨트리는 '망나니'로 취급받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트럼프 후보는 전당대회와 유세장에서 틈만 나면 '김정은 띄워주기'에 매달리고 있습니다. 고모부를 고사포로 쏴 죽이고 이복형을 독살했으며, 엄청난 돈을 핵 개발에 쏟아붓는 바람에 2,500만 인민을 굶주리게 한 김정은의 온갖 악행을 세상이 다 압니다. 그런데도 무슨 꿍꿍이인지 트럼프는 김정은과의 '브로맨스'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비웃음거리'를 '자랑거리'로 삼는 트럼프의 정신 구조에 대해 고개를 갸우뚱하는 한국 국민도 적지 않습니다.

 

트럼프는 8월 20일(현지시간) 미시간주 그랜드래피즈에서 가진 유세에서 "적대국 정상과도 우호적 관계를 맺어 미국이 안전했다. 김 위원장과 잘 지냈고, 양키즈 야구를 보러 가자라고 했다."라고 떠벌렸습니다.  그리고 그는 "(암살시도 사건 뒤) 시진핑 주석이 아름다운 편지를 보내왔다. 그는 똑똑하고 강한 지도자"라고 추켜 세운 뒤 "현재 미국은 지능이 낮은 바보와 멍청이들이 운영하는 국가이며, (바이든) 대통령은 아이큐가 70"이라는 근거 없는 비방을 쏟아내기도 했습니다. 트럼프는 이에 앞서 7월 18일(현지시간) 위스콘신주 밀워키의 파이서브 포럼에서 진행된 공화당 전당대회 4일째 마지막 연설에서 "나는 미국의 절반이 아니라 미국 전체를 위한 대통령이 되기 위해 출마한다."라며 '통합 대통령'이 되겠다고 강조하면서도 어김없이 김정은과 잘 지내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핵무기를 많이 가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잘 지내면서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를 막았는데, 지금은 북한이 도발하고 있지만 대선에서 승리하면, 자신의 복귀를 원하는 김정은과 다시 잘 지내겠다."라고 큰소리쳤습니다. 핵무기를 많이 가진 김정은이라고요? 미사일 시험 발사를 막았다니요? 김정은이 자신의 복귀를 원한다고요? 트럼프의 말을 자세히 뜯어보면 허점 투성이요, 고질병적인 자가당착(自家撞着)에 빠져 있는 것 같습니다. 김정은이 핵무기를 많이 가졌다? 그렇다면 세계가 다 부인하고 있는데도 미국만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해 버린 꼴이 됩니다. 트럼프 퇴임 이후엔 북한의 미사일 발사 횟수는 더 많아졌습니다. 그건 미사일 발사를 막은 게 아니잖아요. 김정은이 트럼프의 복귀를 진짜 원한다면 그가 내뱉는 감언이설(甘言利說)에  트럼프가 팍팍 속아 넘어갔기 때문이 아닐까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대선후보 수락연설을 하는 해리스. (로이터/연합뉴스)

 

그러나 카멀라 해리스는 김정은에 대해 서슬 퍼렇고 추상(秋霜)같은 일갈을 날려 트럼프와는 큰 대조를 보였습니다. 해리스는 22일(현지시간) 일리노이주 시카고 유나이티드센터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대통령 후보 수락연설을 통해 "트럼프에게 아첨하는 김정은 같은 독재자, 폭군과 친하게 지내려고 알랑거리지 않겠다."라며 김정은을 '독재자', '폭군'으로  딱 규정해 버렸습니다. 이는 트럼프가 유세 때마다 김정은과의 친분을 과시하고 재집권 시 미·북 대화 재개 가능성을 시사한데 반해 해리스 자신은 결코 호락호락 김정은의 꾐이나 책략에 휘둘리지 않겠다고 천명한 것입니다. 해리스는 또 "(김정은 같은) 독재자들은 트럼프가 자신에게 책임을 묻지 않을 것이란 사실을 안다. 트럼프 본인도 독재자가 되고 싶어 하기 때문"이라며 "나는 민주주의와 폭정 사이의 투쟁에서 미국이 어떤 위치에 있는지 알기에 대통령으로서 우리의 안보와 이상을 실현하는 데 결코 흔들림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앞서 미국 민주당 전국위원회(DNC)는 8월 18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92쪽 분량의 '2024  민주당 정강 정책(party platform)' 최종안을 발표하면서 한국 문제와 북핵 위협에 대응하는 전략 등을 제시했습니다. 이 정강정책은 대선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당선될 경우 해리스 행정부 정책의 골간이 됩니다. 민주당은 "바이든 대통령의 리더십 아래 미국은 역사적인 캠프 데이비드 3자 정상회의를 열고 한국과 함께 워싱턴 선언을 내놨으며 일본과 3각 억제 논의를 확장했다."라며 "UN 안전보장이사회의 여러 결의를 위반한 불안정을 초래하는 북한의 핵 및 미사일 프로그램 개발에 의해 가해지는 위협에 맞서기 위해 우리의 동맹들과 협력해 왔다."라고 강조했습니다.

 

민주당은 또 "트럼프는 김정은에게 아첨하며 그를 정당화(합법화)하고 북한의 독재자와 '러브레터'들을 주고 받으며 이 지역에 대해 다른 접근법을 취해 세계무대에서 미국을 당황하게 만들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민주당은 특히 트럼프가 재임 시 방위비 인상을 언급한 것과 관련, "트럼프는 무역분쟁을 놓고 그곳(한국)에 주둔하는 미군을 철수시키겠다며 우리의 소중한 동맹인 한국을 직접적으로 협박했다. 불법적 미사일 역량 증강을 위한 북한의 도발에 맞서 우리의 동맹들, 특히 한국의 곁을 지켜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한국을 안심시켜 주었습니다. 이처럼 트럼프와 해리스 두 후보의 발언을 통해서 누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느냐에 따라 '김정은 대처법'이 미국의 한국에 대한 정책의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트럼프는 대통령 재직 시 문재인 정권의 '안내'에 따라 김정은의 '비핵화 거짓 의지'를 믿고 두 차례나 김정은과  정상회담을 가져 세계를 놀라게 했습니다. 그러나 회담 성과는 '0'에 그쳤음에도 트럼프는 틈만 나면 김정은과의 만남과 그가 보낸 서신을 흔들며 자랑했습니다. 그는 특히 2023년 4월 김정은을 포함해 유명 인사들과 주고받은 편지를 담은 화보집 '트럼프에게 보내는 편지(Letters to Trump)'를 출간, 90달러에 판매하자 민주당은 "전직 대통령이 국가 기밀을 이용해 영향력을 높이고 수익을 올리려 한 것"이라며 강력하게 비판했습니다.  트럼프 임기 초반 외교·안보 분야에서 충동적인 결정을 막아내면서 제임스 매티스 전 국방장관 등과 함께 '어른들의 축(Axis of adults)'으로 불린 맥매스터 전 국가안보보좌관은 최근 펴낸 회고록에서 트럼프의 약점을 다음과 같이 언급했습니다.

 

"트럼프는 러시아 독재자(푸틴)와 관계를 개선할 수 있다고 과신했다. 트럼프는 미국의 대부분 대외 정책 전문가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자신이 푸틴과 친밀한 관계를 형성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푸틴은 트럼프의 과도한 자신감을 보이며 아부를 좋아하는 성격을 최대한 이용했다. 푸틴이 "탁월한 인물이며 분명 재능이 있다."라고 하자 트럼프는 푸틴의 아부에 "자기 나라에서 엄청난 존경을 받는 지도자로부터 멋진 평가를 받는 것은 큰 영광"이라고 화답했다. 윤리적 가치를 중시하지 않는 트럼프의 성향도 잔혹한 푸틴의 행동들을 방관하게 만들었다. 트럼프는 2017년 대통령 취임 초 살인자인 푸틴을 존경하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묻는 질문에 "살인자는 많다. 우리나라는 크게 다른가?"라고 반문했다."

 

트럼프가 왜 독재자 김정은-시진핑-푸틴을 추켜세우는지, 맥매스터의 회고록에서 그의 판단력과 정신 상태가 어떤지 엿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미국의 위상과 번영을 위해서, 한국의 굳건한 안보를 위해서, 세계 평화와 질서 유지를 위해서 누가 차기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는 것이 타당할까요?

 

마우대100이 전하는 '세상의 창(窓)' 이야기는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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