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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민중가요 중에는 '죽창가(竹槍歌)'라는 노래가 있습니다. 김남주 시인의 시 <노래>에 김경주가 멜로디를 입혔다고 합니다. 노래를 찾는 사람들의 문진오가 부른 이 노래는 대중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했고, 가수 안치환도 'Remember'라는 앨범에 죽창가를 포함시켰습니다. 동학농민혁명을 그리는 노랫말에다 장엄한 멜로디가 합해져서 노래를 듣는 이는 분위기에 압도되어서 저절로 어금니를 꽉 물게 만든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운동권에서 자주 불렸지만, 정작 이 노래가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지게 한 자는 따로 있습니다. 서울대 교수를 하다가 문재인 정부 때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과 법무장관을 지냈고, 지금은 조국혁신당 대표를 맡고 있는 조국(曺國) 의원이 그 주인공입니다. 그는 민정수석으로 근무할 때인 2019년 위안부 문제 해결 방안을 둘러싸고 한일 양국이 심각한 갈등을 빚을 때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 사태가 불거지자 뜬금없이 동학농민혁명을 기리는 노래인 이 죽창가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습니다. 이를 계기로 조국은 진보 좌파 진영의 지지자들로부터는 큰 인기를 끌었지만, 보수 우파 진영 쪽에서는 죽창가를 반일(反日) 선동에 동원했다며 거센 비판이 일기도 했습니다. 그 일이 있은 이후 조국은 틈만 나면 죽창가를 들먹이고 있습니다. 그는 제22대 국회의원에 당선된 이후인 2024년 5월 13일 독도를 방문, 일본 정부를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그 자리서 윤석열 정권의 대일 외교에 대해 일본을 따르는 '종일(從日) 정권', 심지어는 일본을 숭상한다는 '숭일(崇日) 정권'으로까지 칭하며 성토하기도 했습니다. 그렇다면 조국이 그토록 아끼고 전가보도(傳家寶刀)처럼 애용하는 그 죽창가의 모태가 된 김남주의 시 <노래>의 시구(詩句)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이 두메는 날라와 더불어
꽃이 되자 하네 꽃이
피어 눈물로 고여 발등에서 갈라지는
녹두꽃이 되자하네
이 산골은 날라와 더불어
새가 되자 하네 새가
아랫녘 윗녘에서 울어예는
파랑새가 되자 하네
이 들판은 날라와 더불어
불이 되자 하네 불이
타는 들녘 어둠을 사르는
들불이 되자 하네
되자 하네 되고자 하네
다시 한번 이 고을은
반란이 되자 하네
청송녹죽 가슴으로 꽂히는
죽창이 되자 하네
두메, 산골, 들판들이 녹두꽃, 파랑새, 들불이 되자 하고 되고자 한다는 것은 지방 수령의 수탈에 항거해서 시작했고 결국엔 일본군이라는 외세에 맞서야 했던 동학농민혁명에 참여한 민초들의 처절한 몸부림과 소망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 소망은 자유이고 희망이며 주권일 수 있습니다. '고을'이 '반란'이 되자한 것은 모든 민중이 들고 일어섰다는 것이고, '청송녹죽(靑松綠竹) 가슴으로 꽂히는 죽창이 되자'한 것은 푸른 소나무 푸른 대나무처럼 신념으로 똘똘 뭉쳐 일본군의 강력한 무기 '총'을 두려워하지 않고 힘없는 무기지만 '죽창'이라도 들고 분연히 맞서겠다는 결기를 표현한 것이 아닐까요. 그런데 안치환이 부른 <죽창가> 가사는 김남주의 시를 기반으로 하지만 노랫말은 가요의 리듬에 맞게 아래와 같이 약간 어휘가 바뀝니다.
이 두메는 날라와 더불어 꽃이 되자하네
꽃이 피어 눈물로 고여 발등에서 갈라진
녹두꽃이 되자하네
이 산골은 날라와 더불어 새가 되자하네
새가 아랫녘 웃녘에서 울어예는 파랑새가 되자하네
이 들판은 날라와 더불어 불이 되자하네
불이 타는 들녘 어둠을 사르는 들불이 되자하네
되자하네 되고자 하네
다시한번 이 고을은 반란이 되자 하네
청송녹죽 가슴에 꽂히는 죽창이 되자하네
이 두메는 날라와 더불어 꽃이 되자하네 꽃이
피어 눈물로 고여 발등에서 갈라진 녹두꽃이 되자하네
이 산골은 날라와 더불어 새가 되자하네 새가
아랫녘 웃녘에서 울어예는 파랑새가 되자하네
이 들판은 날라와 더불어 불이 되자하네 불이
타는 들녘 어둠을 사르는 들불이 되자하네
되자하네 되고자 하네
다시한번 이 고을은 반란이 되자 하네
청송녹죽 가슴에 꽂히는 죽창이 되자하네
이 들판은 날라와 더불어 불이 되자하네 불이
타는 들녘 어둠을 사르는 들불이 되자하네
되자하네 되고자 하네
다시한번 이 고을은 반란이 되자 하네
청송녹죽 가슴에 꽂히는 죽창이 되자하네
청송녹죽 가슴에 꽂히는 죽창이 되자하네
청송녹죽 가슴에 꽂히는 죽창이 되자하네
동학농민혁명은 조선 고종 31년인 1894년 동학교도 전봉준(全琫準)이 중심이 되어 일어난 반봉건, 반외세운동입니다. 전라도와 충청도 농민들이 궐기해 부정과 외세에 항거하였다고 하여 '갑오농민전쟁'이라고도 합니다. 농민군에 의해 관군이 밀리면서 조선 조정의 요청에 의해 청(淸) 나라 군대가 인천에 상륙하고, 일본군도 톈진조약(조선에 대한 청과 일본의 동등 파병권)을 이유로 입성한 뒤 내정간섭과 청일(淸日) 전쟁 軍)을 일으켜 승리한 뒤 패악질을 일삼았습니다. 이에 동학농민군은 일본군과 다시 치열한 접전을 펼쳤으나 우세한 화력 앞에 무릎을 꿇었으며 농민군 지도부는 대부분 체포되어 교수형에 처해졌습니다. 안타깝지만 동학농민혁명은 분명히 우리의 역사임에는 틀림없습니다. 그러니 반봉건, 반외세를 위해 고귀한 투쟁을 한 동학혁명군들의 숭고한 정신을 오늘에도, 미래에도 기려야 하는 것은 맞습니다. 그러나 동학농민혁명이 발발한 지 130년이나 지났고 일제로부터 해방된 지 79년이나 지난 지금도 우리가 친일(親日), 반일(反日)의 틀 속에 갇혀 있다면 이건 보통 문제가 아닌 것입니다. 130년 전에는, 79년 이전까지는 '부정한 외세(外勢)'를 떨쳐내기 위해 목숨을 걸었더라도 이젠 달라진 세계 질서 속에서 '힘찬 미래'를 향한 발걸음을 내디딜 수 있어야 합니다. 친일, 반일 정서에 사로잡힌 채 웅크리고 앉아 있을 게 아니라 '진정한 극일(克日)'의 방향을 잡는데 집중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 차원에서 틈만 나면 친일(親日), 종일(從日), 숭일(崇日)을 외치는 조국과 그를 따르는 좌파 진보 진영의 '반일몰이'는 2024년 이후 대한민국과 국민에게 하등 도움 될만한 캐치프레이즈가 될 수 없는 것입니다. 닥치는 대로 험한 말을 쏟아내는 것은 일시적으로 기분이 좋아지는 '감정적 배설(排泄) 행위'일 수는 있습니다. 반에서 중간치 공부를 하는 아이가 늘 1등 하는 아이를 이기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당연히 1등 하는 친구가 어떤 방법으로 공부하는지 분석하고 그 아이보다 더 효율적으로 공부를 해야 이길 수 있을 겁니다. 일본에 대해 험한 말을 마구 쏟아내기만 하면 우리 가 일본을 이깁니까? 일본의 장단점이 무엇인지 철저히 살펴보고, 우리의 부족한 점을 철저히 분석하고 비교해서 배워야 그들을 뛰어넘을 수 있습니다. 진짜 일본을 이기려면 흥분은 금물입니다. 오히려 더욱 냉정하게 일본의 구석구석을 뜯어볼 수 있어야 합니다. 일본을 철저히 분석하고 파악하고 배웠으면 이길 수 있는 방법은 드러나게 됩니다. 이기는 방법을 하나씩 '실행'에 옮기면 되는 것입니다. 그것이 일본을 확실히 이길 수 있는 '진정한 극일(克日)의 자세'입니다. 조국처럼 죽창가를 앞세우고 '혐일(嫌日) 발언'을 마구 내뱉는 전략은 지지리 못난 하수(下手) 일뿐입니다. 혐일 발언을 한다고 일본이 겁낼까요? "그래, 실컷 떠들어봐라"라면서 코웃음 칠 뿐입니다. ''반일(反日)'이 '반한(反韓)'으로 되돌아와서 양국은 사사건건 부딪칠 뿐입니다. 실제로 그런 사례는 무수히 많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일본을 철저히 연구하고 분석하고 배우는 자세로 다가설 때, 확실히 이기는 전술과 전략을 토대로 실행에 옮기기 시작한다면 일본과 일본인은 실로 우리를 두려워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조국과 좌파진보는 '죽창가 전략'이 자신들만 추종하는 진영만을 부추기는데 그치는 것이 아닌지 따져보기 바랍니다. 5천만 국민과 국익에 도움이 되는지 면밀히 검토해 보기 바랍니다. 득(得)보다 실(失)이나 해(害)가 더 크다면 그 전략은 당장 폐기되는 것이 마땅합니다.
마우대100이 전하는 '세상의 창(窓)' 이야기는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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