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1945년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原子爆彈) 투하로 수십만 명의 희생자가 발생했고 이를 견디지 못한 일제가 연합군에 항복하면서 날아든 한국의 해방. 그러나 해방의 기쁨도 잠시, 연합군사령부의 결정에 따라 한반도는 다시 격랑(激浪) 속으로 휘말려 들어갔습니다. 일본에 떨어진 원자탄의 위력은 너무 무시무시해서 인류 역사상 전쟁에서는 단 한번밖에 쓰이지 않은 무기였습니다. 일본군(日本軍)의 무장 해제를 위해 38도선 이북은 소련군이, 38도선 이남은 미군이 진주(進駐)하기로 합의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소련의 야욕. 공산권(共産圈) 확대에 대한 야욕을 가졌던 소련이 먼저 38도선 이북에 군대를 진주시켜 소련군정 체제에 돌입한 것입니다. 이에 다급해진 미국도 그해 9월 이남지역에 군대를 진주시켜 미군정 체제에 들어갔습니다. 1945년 8월 8일 대일 전(對日戰) 참전을 선언한 소련은 불과 8일 만에 일본이 항복함으로써 한반도 북부지역을 챙기는 '어마어마한 실리(實利)'를 거두었습니다. 그러나 소련은 실리를 챙겼지만, 자유진영 리더인 미국 입장에서는 소련과 중국이라는 거대한 공산권과 맞서는 데 '지리적 첨병(尖兵)' 역할을 해야 할 전략적 요충지인 한반도 절반을 상실한 셈이었습니다. 또 한국 입장에서는 '강대국의 일방적인 결정'때문에 질기고도 긴 분단 체제로 처박히고 말았습니다.
미소의 군정체제하에서 한반도는 좌익(左翼)과 우익(右翼)이 첨예하게 대립했고, 그리고 이어진 3년간의 6·25 전쟁으로 수백만명의 죽고 전 국토는 폐허로 변하고 말았습니다. 1953년 휴전상태로 전쟁이 마무리되었지만 38도선이 아닌 새로 그어진 휴전선(休戰線)을 사이에 두고 지금에 이르기까지 70여 년이란 긴 세월동안 대한민국과 조선민주인민공화국 사이에 첨예한 대립이 펼쳐졌습니다. 진작 이뤄졌어야 할 통일이 소련-중국-러시아의 집요한 방해공작과 김일성-김정일-김정은 세습 체제가 굳혀지는 과정에서 점차 먼 나라 이야기로 들리기 시작했고요. 안보 관련 행사가 열릴 때마다 통일 염원을 담은 '우리의 소원'을 제창했지만 이젠 그 노래마저 듣기 어려워졌습니다. 6·25의 참상을 전혀 공감하지 못하는 젊은 층 사이에서는 "왜 우리가 비싼 통일비용을 지불해야 하느냐"라며 차라리 현 분단 상태로 영구히 고착되는 것이 낫지 않느냐는 여론조사 결과도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그러나 말입니다. 통일로 나아가는 데는 험한 준령을 넘어야 하지만 결코 포기해서는 안될 민족적 과제임에는 분명합니다. 70여 년의 세월을 통해 공산주의를 기반으로 한 김일성-김정일-김정은 3대 독재세습체제에 대해 우리의 자유민주체제가 승리했음은 대한민국이 북한에 비해 50배 이상 잘 사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우리 사회에는 최악의 빈곤 속에 짐승보다도 못한 통치에 신음하고 있는 북한 체제를 동경하는 세력들이 적지 않는 것 같습니다. 어떤 국정최고 책임자도 그랬던 것 같고, 국회에도 그런 인물이 수두룩하게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일부 교사를 비롯해 교육계에도 그런 자들이 진을 친 채 암약하며 자녀 교육을 망치고 있고, 그들 때문에 상당수 대학생들이 자유민주체제를 거부하는 혼미한 상태에서 뒤뚱거리고 있습니다. 또 막대한 노조 회비를 받아 자금력을 갖춘 노동계 안에서도 일부 세력이 김정은-김여정 이야기만 나오면 '깨춤'을 추는듯해 보입니다. 문제는 김정은 세습체제를 찬양하고 동경하는 세력들이 마이너(극소수)가 아닌 메이저(주류) 세력으로 자리바꿈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들은 강력한 조직력과 자금력을 바탕으로 극좌매체를 앞세운채 줄기차게, 끈질기게 자유민주체제를 뒤흔드는데 혼신을 다하고 있습니다.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여겨졌던 그들의 존재가 어느새 '무시할 수 없는 세력'으로 자리매김해 버린 것 같습니다. 그런데 다행스럽게도 김정은 체제에서 멋진 자살골이 터져버렸습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23년 12월 30일 열린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9차 전원회의에서 민족통일노선을 폐기하고 남북한 관계를 '적대적 국가 간 관계'로 설정해 버렸기 때문입니다. 김 씨 일가 3대 세습체제가 1 민족 1 국가 연방제통일과 우리 민족끼리를 주창해 왔지만 '통일'을 배제함으로써 지금까지의 대남 선전 강점이자 전매특허를 스스로 포기한 꼴이 되어버렸습니다.
이는 70여 년에 걸친 남북간 '치열한 통일 경쟁'에서 북한이 패배했음을 시인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국제사회에서는 한국을 '선진적 중진국'으로, 북한을 '최악의 불량국가'로 받아 들인지 오래되었습니다. 한국은 상위 10위권의 자랑스러운 국가이지만, 북한은 하위 10위권으로 만성적인 경제위기, 식량위기에 시달리고 있고 북한 체제를 견디지 못한 탈북민들이 갈수록 급증하는 추세에 있습니다. 김영호 통일부 장관은 최근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몇 가지 중요한 사실을 밝혀 눈길을 끌었습니다. 김정은의 통일 배제 지시 이후에 북한을 방문한 외국인들에 따르면 노래방에서조차 통일 관련 노래가 싹 다 지워지고 각종 조형물에 새겨져 있던 '통일'이란 글씨가 싹 다 지워졌다고 김 장관은 밝혔습니다. 그는 또 최근 탈북한 리일규 쿠바주재 북한대사관 참사관이 북한 외교관을 '넥타이 맨 꽃제비(거지)'라고 한 멘트를 인용한 뒤 "해외에서 활동하는 외교관 봉급이 적다는 것은 전형적인 불량국가의 모습을 보여준 것"이라며 "김정은 공포통치가 엘리트들의 체제 이반을 야기하는 것은 물론 '통일 지우기' 또한 지배 엘리트들 사이에서 이념적 공백에 따른 혼란이 야기될 가능성이 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렇습니다. 먹고사는 문제 때문에 탈북민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통일 배제에 따른 이념적 공백 혼란으로 지배 엘리트마저 북한 이탈자가 급증한다? 이는 아무리 핵 개발로 내부 단속을 하더라도 김정은 세습체제가 스스로 무너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 아닐까요?
따라서 통일을 위한 무리수를 두려고 하지 않더라도, 우리 스스로 단단한 정신력으로 국가의 능력을 키운다면 통일은 제 발로 찾아올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허약한 김정은 세습체제를 공경하는 그 길을 가자고 재촉하는 세력들의 준동이 만만치 않음도 우리는 인정해야 합니다. 외부의 침략보다 내부에서 썩어 문드러져 망조(亡兆)의 길로 추락해버린 사례는 많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내부의 적(敵)을 경계하고 또 경계해야 합니다. 그토록 염원했고, 반드시 이뤄야 할 민족적 과제인 '통일'은 우리가 엉뚱한 데 휘둘리지 않고, 당당하고, 반듯하며, 올바로 나아간다면 제 발로 성큼성큼 다가올 것입니다. 2023년 입국한 탈북민(196명)의 절반이 2030 MZ세대일 정도로 북한 체제는 스스로 와장창 와장창 무너져 내리고 있으니까요.
마우대100이 전하는 '세상의 창(窓)' 이야기는 이어집니다.
반응형
'남북 통일 이슈' 카테고리의 다른 글
통일 접자는 임종석... 노림수 있나? <44> (5) | 2024.09.22 |
---|